상의 “과당경쟁 만연돼 있다”
상의 “과당경쟁 만연돼 있다”
  • 용은주기자
  • 승인 2010.03.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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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분야·고부가가치 서비스 진출 확대해야”
신성장분야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부문으로의 진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당경쟁이 지나치게 만연돼 있다는 얘기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우리 경제의 과당경쟁 실태와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와 건설, 운송 등 저부가가치형 서비스분야와 건설 등의 분야에서 과당경쟁에 의한 레드오션(red ocean)화(化) 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운수업, 건설업 종사업체는 지난 2008년 기준으로 각각 26.4%, 19.1%, 10.4%, 2.9%다.

이들 4개 업종을 합하면 전체의 58.8%에 달한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업종밀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구대비 음식점과 숙박업체, 소매업체수는 미국에 비해 각각 6.8배, 4.4배, 3.9배다.

일본에 비해서도 각각 2.2배, 1.9배, 1.4배다.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도 33%로 OECD 평균(16%)보다 높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정된 시장에 많은 업체가 밀집돼 있다 보니 과당경쟁과 함께 관련경기 침체가 만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종의 경우도 일반건설업체 수가 10년 전 4207개(1998년)이던 것이 1만2590개(2008년)로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과당경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 최근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 한 달간 358개 업체가 퇴출되는 등 평균 부도율이 4.1%(전체업종 평균부도율 2.3%)를 기록하고 있다.

운수업종의 경우도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10년간(2000~2009년) 유가가 161% 상승하는 등 원가가 급증했지만, 택배요금은 오히려 42% 내렸다.

대한상의는 통신업종의 경우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의 영향으로 지난해 757만 명이 번호이동했으며, 초고속인터넷에서는 현금지급과 이용요금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하면서까지 고객유치 경쟁을 벌이는 등 출혈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그 결과 국내 3대 통신업체의 수익률은 OECD 국가의 69개사 중에서 각각 44위, 56위, 65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신용카드업종의 경우도 과당경쟁의 영향으로 카드를 발급받은 후 사용실적이 전무한 회원의 수가 지난해 1675만 명에 달한다.

불필요한 카드 발급 때문에 200억 원대의 자원이 허비되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레드오션화 현상에 대해 ▲제조업분야에서의 경제활동 참여기회 축소 ▲신성장산업 창출의 지연 ▲규제 탓에 교육, 의료, 방송, 법무 등 고수익 서비스분야로의 진출 차단 등의 이유로 일반 서비스분야로 경제활동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업체간의 지나친 경쟁은 소비자 이익에 비추어 볼 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보조금이나 경품혜택이 당장은 이익인 것처럼 보이지만 서비스요금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기업의 대응과제로 ▲품질개선이나 신기술 개발 등 가치창조형 경쟁을 할 것 ▲신사업영역 및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 ▲협력을 통해 업계공동의 활로와 대안을 적극 모색할 것 등을 주문했다.

정부의 대응과제로는 ▲교육, 의료, 방송, 법률 등 공익서비스 분야의 진입규제 완화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혹은 신성장동력 창출관련 활동에 대한 정책지원 확대 ▲과당경쟁을 피하기 위한 건전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담합관련 공정거래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줄 것 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