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챗GPT'에 '한국' 간판 달수 있을까
[기자수첩] '챗GPT'에 '한국' 간판 달수 있을까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3.02.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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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가 IT업계를 비롯해서 모든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로 올라섰다. 올해는 '챗GPT'(대화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정부는 한국판 챗GPT를 키우겠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저작권법을 개정하고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정부는 지난 20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연도별 신성장 4.0 전략 로드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초거대 AI 개발용 데이터 분석에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법 개정을 추진하고 중소기업이나 대학의 초거대 AI 모델 활용을 지원한다. '전국민 AI 일상화 추진 계획'도 오는 6월 중 발표된다.

AI개발 이슈 중심에 있는 '챗GPT'는 미국 AI 연구소 OpenAI(오픈AI)가 개발했다. 이 회사는 샘 앨트먼과 테슬라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회사다. 챗GPT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한 대화형 AI모델로 사람과 유사한 수준으로 응답할 수 있어 챗봇이나 검색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이후 약 2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도달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유튜브는 사용자 1억명을 모으는데 약 2년 10개월이 걸렸다. 챗GPT는 이제 세상에 나온 상태이다 보니 앞으로 여러 서비스와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챗GPT는 미국에서 의사면허와 로스쿨, 경영대학원(MBA) 시험까지 통과했다. 발전 속도가 빨라 챗GPT를 통해 산업이 어떤식으로 변화하기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신기술이 그렇듯 챗GPT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가짜 뉴스를 만들거나 스팸 이메일 등의 악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활용되는 것들이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에서 AI는 핵심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챗GPT는 눈에 보이지 않았던 AI의 실체를 또렷하게 보여준 계기가 됐다.

정부도 AI산업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양한 방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국판 챗GPT 개발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과거에도 '한국판'이라는 간판을 달고 추진했던 정책들이 있었다. '한국판 닌텐도', '한국판 알파고', '한국판 넷플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새로운 플랫폼이나 서비스 등이 호응을 얻으면서 나온 정책이지만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났다.

AI산업은 인류의 생활방식을 바꿀 미래산업이다. 한국판 챗GPT 개발은 지난 정책을 보완해 민관 협력 등으로 AI산업이 성장할 토양이 되길 바란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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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