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의총 4일째… 친박계 불참
세종시 의총 4일째… 친박계 불참
  • 유승지기자
  • 승인 2010.02.25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수 “자기 말만 하고 빠지면 토론 기본예의에 어긋나”
세종시 당론변경을 위한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첫날과 다르게 하루하루 지날수록 의원들의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미 대부분의 의원들은 발언을 마친데다 이날 2시에 열릴 본회의로 인해 6개의 상임위가 열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원총회는 오전10시에 소집됐지만 더 이상의 토론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으로 대다수의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불참한 채 토론은 진행됐다.

이 같은 의견으로 7명만 참석한 친박계는 세종시 수정안 추진은 당 분열만 조장할 뿐이라며 의총 무용론을 제기한 반면, 친이계는 세종시 수정안으로의 당론 변경을 전제로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계획대로 26일까지 진행하고 협상이 안되면 표결로 당론을 변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토론에 앞서 “자기 말을 했으면 남의 얘기도 들어주는 것이 토론의 기본 자세다.

자기 말만 하고 의총에서 빠지면 토론 기본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뒤에서 얘기하지 말고 의총에 참석해서 당당히 밝혀달라”고 말해 친박계 불참사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중립성향의 조전혁 의원은 “지금 의총은 당론을 만들기 위한 의총인데 당론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지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다” 며 “지금 이런 논의로 피 튀기는 결투를 하는 것은 자해행위다”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당론을 강요해 생각과 양심과 다르게 표를 찍게 만드는 게 과연 민주적인 정당이고 의회주의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이계 이병석 의원은 “죽어도 변할 수 없는 정책은 없다.

정책 수단이 정책 목표에 얼마나 적합한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수정론을 지지했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저질코미디 같은 의총을 더 이상 국민에게 보여주기 싫다.

더 할 얘기도 없고 개인적으로 불참을 선언한다”고 밝힌 가운데 “친박 의원들은 자연스럽게 하나둘 불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정현 의원은 “이미 나올 얘기는 다 나왔고 발언자들도 중복되는 상황이라 진전이 없다” 며 “친박이 조직적으로 불참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친이-친박간 의원총회 내내 설전을 벌였지만 계파간 입장차만 재확인 했을 뿐 사태만 악화되고 있어 해법을 찾기란 어려워 보인다.

친이계가 주장하고 있는 당론변경 투표는 친박계의 반발로 실행이 어려워 보이면서 세종시 논의를 차기 경선 또는 대선으로 미루자는 출구전략을 놓고 친이계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6일까지 예정된대로 의원총회를 열어 세종시 당론 변경 문제에 관한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