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년 뒤 은행권 변화를 기대하다
[기자수첩] 1년 뒤 은행권 변화를 기대하다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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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은행에 대해 참 말이 많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까지 나서서 은행 경영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은 보통 '상업은행(CB, Commercial Bank)'과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으로 구분한다. 

상업은행은 일반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예금을 받고, 이들에게 대출을 해줘 수익을 올리는 은행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은 모두 상업은행이다.

투자은행은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은행이다. 상업은행과 달리 예금업무는 하지 않는다. 대신, 주식이나 채권, 증권 판매, 증권거래 중계, 투자 등이 주요 업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드만삭스'와 2007년부터 불거진 미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이듬해 파산해 글로벌 금융 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브러더스'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시중은행은 투자은행 기능을 겸할 수 없다. 반면, 유럽 은행 대부분은 투자은행인 동시에 상업은행이다. 또 미국 역시 과거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구분했지만, 현재는 경계가 무너졌다.

우리나라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업'은 예금을 받거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채무증서를 발행하여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채무를 부담함으로써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꽤나 어렵게 설명하고 있지만, 쉽게 말하면 돈을 맡기고, 빌리는 등 '돈 거래'가 주요 업무며, '돈 거래'에 따라 발생하는 '이자 이익'이 은행의 주된 먹거리란 뜻이다. 

'비이자 이익' 확대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비이자 이익 대부분은 보험이나 펀드 등 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등 부수적인 수입이다. 국내 은행은 결국 이자 이익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지나친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은 물론 내부통제 부실, 최고 경영자 책임 부족, 이사회 역할 부재에 이어 노사 합의로 책정된 성과금까지 '돈 잔치'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 금융 산업이 지닌 구조적 한계 속에서 과연 TF가 1년 뒤 은행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예대마진은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내부통제는 어떻게 강화할지, 이사회 견제·감시는 어떤 방식으로 확대될지, 사회공헌은 또 얼마나 늘지, 그리고 성과급은 얼마나 조정될지 벌써 2024년 2월이 기다려진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은 제22대 총선을 두 달 남겨놓은 때이기도 하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