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미분양 공포에 아파트 공급 '뚝'
고금리·미분양 공포에 아파트 공급 '뚝'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2.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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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분양, 계획 대비 43% 수준…이달 예정 물량도 60%↓
계획 물량 감소에 시장 침체 지속 더하며 공급 차질 우려↑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공사 현장(*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의정부시 아파트 공사 현장(*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고금리와 미분양 우려에 지난달 전국 민영아파트 공급이 당초 계획했던 물량의 43% 수준에 그쳤다. 이 같은 시장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이달 공급 예정 물량도 당초보다 60% 넘게 줄었다. 올해 전체 분양계획물량이 전년 대비 62%에 불과한 가운데 당분간 시장이 침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주택 공급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1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은 9350가구로 애초 계획물량 2만1989가구의 42.5%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월 계획 대비 실적 비율 64%와 비교해 21.5%p 낮은 수치다. 

이 같은 공급 감소는 1·3 부동산 대책 등 연초부터 이어진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여파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 매수심리 위축 등 시장 내 불안 요소가 지속된 영향이다. 늘어나는 미분양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로 전월 대비 1만80가구(17.4%)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은 △9월 27.1% △10월 13.5% △11월 22.9% 등 지난해 8월 이후 매월 두 자릿수대 증가세를 보이며 급증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 당초 2만5620가구 규모던 이달 분양 예정 물량도 60% 넘게 줄어든 1만438가구로 감소했다. 지난달 예정대로 분양하지 못한 물량이 1만1984가구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물량 감소 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간 민영아파트 분양계획 대비 실적은 청약 열기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 이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2021년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은 28만7846가구로 계획물량(39만4703가구)의 72.9%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분양계획물량이 41만8351가구에 달했지만 실제 공급량은 69.7%인 29만1764가구를 기록했다. 작년 말 조사한 올해 공급 예정 물량은 부동산 경기 악화와 분양시장 침체에 2022년 대비 61.7% 수준인 25만8003가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미분양 증가, 자금조달 여건 악화, 매수심리 위축 등 현재 주택시장 내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는 한 공급량 조절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법 개정 등 제도 개편 후로 분양을 미룬 단지들도 있어 이후 상황이 해소될 여지가 있지만 분양가 현실화 등이 미분양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는 만큼 일부 지연되는 단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분양물량 자체도 작년보다 적고 여기서도 밀리는 단지들이 나타나면서 3년 정도 이후에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렇게 위축된 시장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향후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신축에 대한 니즈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