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등 주요국 통상 조치 적극 대응…협정 체결
정부가 올해 수출·투자 확대를 위한 ‘통상 10대 과제’를 본격 추진한다. 중동·남미를 비롯한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20개국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체결해 국내 기업들의 투자 여건을 개선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이창양 장관,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공동주재로 ‘2023년 1차 통상산업포럼’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포럼에서는 주요 업종 협·단체, 수출·투자 지원기관·연구기관이 참여해 올해 글로벌 경제·통상환경을 전망하고 ‘수출·투자 플러스’ 달성을 위한 2023년 통상 10대 과제를 논의했다.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자국우선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수출·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또 점차 본격화되는 디지털·그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요국 간 새로운 통상규범 정립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는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해 올해 수출·투자 플러스 달성을 목표로 △자국우선주의 통상 리스크 선제적 대응 △신흥경제권으로 통상 네트워크 확대 △수출·투자를 견인하는 통상 역할 강화 △국격에 걸맞은 국제사회 기여 기조 하에 10대 통상 과제에 주력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자국우선주의 통상 리스크 선제적 대응을 위해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 통상 조치 적극 대응 △미중 패권 경쟁에 대응한 전략적 협력 구체화 △산업·에너지 공급망 네트워크 강화 등 과제를 내세웠다.
업계와 산업부 간 ‘업종별 통상협의체’를 구성해 통상 정보를 수시 공유하고 상호 피드백을 통한 공조를 추진한다. 특히 통상 이슈가 집중되는 EU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EU 통상현안대책단’과 ‘EU 통상애로대응센터’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미국 수출통제·투자심사 등 경제 안보 이슈는 기업 투자 불확실성 완화를 목표로 공급망·산업 대화(SCCD) 등을 통해 필요시마다 수시 협의한다. 중국 이슈에 대응해 중앙에서부터 지방에 이르는 다층적 협력 채널을 가동하고 현지 진출기업 애로를 해소한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의 핵심 광물 확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중요 협력국을 선정, 올해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5건 이상 체결한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글로벌 공급망 규범 형성을 주도한다.
정부는 신흥경제권으로 통상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경제연계협정(EPA) 방식의 FTA 신속 추진 △신흥경제권 국가 중심으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본격 확대를 추진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국과 기존 FTA 체계에 공급망·디지털·기술 전수 등 협력 요소를 가미한 EPA 방식의 신FTA를 추진한다. 걸프협력회의(GCC)·에콰도르·과테말라 등 중동·중남미 국가를 대상으로 올해 10개국 이상과 새 FTA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한다.
관세 협상보다는 협력 모멘텀 확보와 우리 기업의 시장 참여 기회 확대에 집중한 비구속적 협력 MOU인 TIPF를 본격 체결한다. 중동·중남미·동유럽·중앙아시아·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올해 20개국 이상과 TIPF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추진한다.
정부는 수출과 투자를 견인하는 통상 역할 강화를 위해 △신중동 붐 조성·아세안·인도 교역 활성화 △원전·방산·플랜트·바이오 수출 확대 지원 △외투 유입 확대를 통한 글로벌 투자 허브 도약에 나선다.
최근 교역이 늘어나는 중동·아세안·인도와의 호혜적 협력을 통해 우리 수출·투자 기회를 대폭 확대한다. 특히 아세안·인도의 경우에는 핵심 광물(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디지털·그린 등 새 통상 분야(싱가포르 등) 협력 확대와 교역 시장 확대(인도)를 위해 개별국 맞춤형 경제협력을 진행한다.
원전은 체코·폴란드 등 원전 발주국을 대상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신규 발주 원전, 기자재 등 추가 사업 진출 기회를 관리·대응한다.
방산은 올해 17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마케팅·금융·애로 해소를 지원하고 방산선도무역관을 30개까지 확대해 현지 거점 확보에 주력한다.
플랜트는 올해 30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플랜트 수주 지원센터’를 확대하고 해당국 진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활용한 ‘지역 플랜트 자문단’을 운영한다. 바이오는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바이오시밀러·보툴리눔독소 등 수출 확대를 위해 무역관에 ‘바이오·의료 데스크’ 설치를 추진한다.
이창양 장관은 “주요국 성장세 둔화, 보호무역주의·자국우선주의 확산,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 지속으로 올해 우리 기업의 수출·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올해 통상은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와 기업 투자 여건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경험을 살려 우리 기업 피해는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은 최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그간 무역은 숱한 위기에서도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새로운 도약의 원동력이었다”며 “올해 통상 10대 과제 추진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함께 결집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