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말복지' 생애주기 설계…퇴역마 관리 100억 조성
마사회, '말복지' 생애주기 설계…퇴역마 관리 100억 조성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2.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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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타격 경마·말산업 재건 초점, 지속가능한 지원체계 구축
마사회 승마 교관이 말을 돌보는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마사회 승마 교관이 말을 돌보는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가 지속가능한 ‘말(馬)복지’에 초점을 맞춰 생애주기별 지원을 본격화한다. 올해에는 경주퇴역마 승용전환 지원 폭을 늘리고 ‘경주마 복지의 날’ 정례화 등 대국민 홍보에 나선다. 퇴역마 복지 개선 기금도 5년간 1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경마·말 산업의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마사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더러브렛 복지기금(구 경주퇴역마 복지기금)’ 출연이 확대돼 2027년까지 1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2022~2027 말복지 중장기 전략과제’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12월 열린 경주마 복지의 날 선포식에서 공식화했다. 

기금은 마주와 마사회의 1:1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출연된다. 마주가 연간 10억원을 출연하면 마사회도 동일한 금액을 지원한다. 코로나19 기간에는 5억3000만원이 출연됐다. 마사회는 마주들과 함께 복지기금 확충으로 말산업 복지 기반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 마련에 힘을 모은다.

마사회의 올해 말복지 사업은 크게 △말산업 인식 제고 △생애주기 지원체계 구축 △국제 네트워크 확장에 맞춰 추진된다. 대국민 인식 제고와 관련해선 경주마 복지의 날(12월18일)을 정례화하고, 말복지 강사를 포함한 전문인력 양성으로 인적 인프라를 확대한다. 특히 마사회·유관단체 퇴직 직원의 전문성을 십분 활용해 신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생애주기 체계 구축은 퇴역마의 활용도 제고와 복지 향상 차원에서 승용전환 운영방식을 개선한다. 승용전환 사업은 퇴역 이후 6개월로 참여기준을 완화하고 대상 수는 지난해 30두에서 올해 40두로 확대한다. 관련 전문시설은 제주지역을 포함해 기존 20개소에서 22개소로 늘린다. 복지기금 재원을 활용해 ‘경주퇴역마 한정 승마대회’와 ‘품평회’ 규모도 키운다. 퇴역마 승마대회의 경우 지난해 5개(1억원)에서 올해 15개(3억원)로 3배 늘릴 예정이다. 

또한 부상 경주마 지원과 복귀 장려를 위한 재활·휴양 프로그램 범위를 확대한다. 올해는 전년보다 50% 늘린 30두 지원을 목표로 한 마리당 최대 600만원을 지원한다.  

국제 네트워크 확보를 통한 선진 말복지 문화 조성에도 힘쓴다. 마사회는 ‘아시아경마회의(ARC)’, ‘경주퇴역마국제포럼(IFRA)’ 등 국제회의와 연계해 해외 전문가 자원을 발굴하고 말복지 선진국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정기환 마사회장(오른쪽)과 조용학 서울마주협회장이 말복지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지난해 12월 정기환 마사회장(오른쪽)과 조용학 서울마주협회장이 말복지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정기환 마사회장은 경주마 복지의 날 선포식 당시 “마사회는 말과 함께 공생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기관”이라며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여건 개선이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마사회가 말복지 사업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코로나19로 벼랑 끝 절벽에 몰렸던 경마·말 산업의 재건을 위해서다.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경마 중단으로 마사회 매출손실액(2020~2021년)만 12조6000여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경마유관단체·말생산농가·관련 산업 종사자·축산발전기금 손실도 2조4000여억원 수준이다. 또 코로나 2년간 경주마 판매두수는 2134두, 판매액은 591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각각 259두, 154억원이 줄었다. 지난해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판매두수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속된 물가상승, 환율급등으로 사료비 등 생산비용이 크게 늘면서 농가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와 말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사업실적 회복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