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우리금융 '역대 최대' 실적…믿을 건 역시 은행
신한·KB·우리금융 '역대 최대' 실적…믿을 건 역시 은행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2.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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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증권 등 비은행 계열 희비 엇갈리며 그룹 내 비중 줄어 
신한금융·KB금융·우리금융그룹 외경 (사진=신아일보DB)
신한금융·KB금융·우리금융그룹 외경 (사진=신아일보DB)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주요 금융그룹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실적을 견인하며, 비은행 부문에서는 그룹사별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과 KB,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12조2249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썼던 전년도(11조167억)와 비교하면 1조2082억원 (10.9%)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이 4조6423억원의 순이익을 챙기면서 주요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은 전년도(4조193억원)보다 6230억원(15.5%) 증가한 순이익을 거두며 5년 연속 최대 이익을 경신한 동시에 KB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도 탈환했다.

2021년 순이익 1위였던 KB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4조413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도(4조4095억원)에 이어 역대 최대 규모 순이익 기록을 세웠지만, 순이익 증가폭은 38억원(0.1%) 수준에 그치면서 신한에 밀렸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2021년 2조5879억원보다 5814억원 순이익이 증가한 3조1693억원을 챙기면서, 역대 최대 순이익이란 기록과 함께 창사 이후 최초로 순이익 3조원 시대 문을 열었다.

이처럼 주요 금융 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이 선방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각각 3조450억원, 2조9960억원, 2조9198억원으로 그룹 전체 이익의 65.6%, 67.9%, 92.1%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450억원으로 2021년(2조4944억원)보다 5506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한 비중도 62.1%(2021년)보다 지난해 3.5%p 확대했다.

2021년 2조5908억원의 순이익을 챙긴 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2조9960억원으로 순이익이 4052억원 늘었다. 이는 그룹 전체 순이익의 106.6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그룹 총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한 비중 역시 전년(58.8%)보다 9.1%p 커졌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2조3755억원)보다 5443억원 크게 늘면서 그룹 총 순이익 비중도 91.8%(2021년)에서 92.1%로 0.3%p 증가했다.

반면 카드와 증권 등 비은행 부문 실적은 그룹별로 엇갈렸다. 

지난해 신한카드 순이익은 6414억원으로 전년(6750억원)보다 336억원 규모가 축소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가 그룹에서 차지한 비중 역시 전년(16.8%)보다 3%p 줄어든 13.8%를 기록했다.

전년도 418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국민카드는 지난해 3786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859억원이나 급감했다. 국민카드 역시 그룹에서 차지한 비중은 2021년 9.5%에서 지난해 8.6%로 0.9%p 줄었다.

반면 우리카드의 순이익은 증가했다. 2021년 2007억원의 순이익을 낸 우리카드는 지난해 37억원 증가한 204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카드 역시 그룹내 총 순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전년도 8.4%에 비해 1.4%p 줄어든 7.0%에 그쳤다.

또 2021년 5943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그룹 순이익의 22.9%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지난해 3880억원 쪼그라든 2063억원 순이익에 그쳐 그룹 내 비중이 한자릿수(6.9%)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도(3208억원)보다 917억원 증가한 4125억원을 기록해, 그룹 내 비중도 12.9%(2021년)에서 13.5%(2022년)로 0.6%p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으로 수수료나 유가증권 이익 등이 줄며 비이자이익은 감소한 반면, 금리 인상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이자이익이 개선돼 은행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그룹 전반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