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부코핀은행' 정상화 총력…자본확충, 디지털 강화
KB금융 '부코핀은행' 정상화 총력…자본확충, 디지털 강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2.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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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마스터플랜 추진…2025년 흑자 전환 예상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 계열사인 KB부코핀은행의 체질개선에 나선다. 인수 후 시달려 온 적자를 벗어나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해 우량은행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은 KB금융이 자회사 KB국민은행을 통해 지난 2018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다. 115개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내 상업은행 중 자산 규모 19위권 수준의 중대형사다.

KB금융은 소형 은행을 사들여 해외시장에 진입하는 다른 국내 금융사와 달리, 중대형 은행인 부코핀을 인수해 광범위한 영업망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을 앞세워 지난 2018년 7월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됐다. 이어 2020년 7월과 9월에 2차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유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려 최대주주에 오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한 인수금액은 8135억43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에는 3차 유상증자를 통해 793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수혈했다.

하지만 부코핀은행은 KB금융이 인수하기 전부터 부실의 늪에 빠졌다. 

KB국민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504억6900만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1179억8400만원)보다 적자 폭은 더 확대됐다. KB금융 노동조합은 자체 조사를 통해 지난해 부코핀은행의 연간 순손실 규모를 6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KB금융은 부코핀 인수를 ‘실패한 투자’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부코핀은행의 경우 배드뱅크를 인수해서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실패한 해외 투자로 볼 수 없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 투입을 통해 우량은행으로 전환하고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을 회복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와 미래성장을 위한 3단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올해까지 잔여 부실자산을 정리해 우량은행 전환의 발판을 마련하고, IT 중추 사업인 차세대은행시스템(NGBS)을 도입해 경쟁력을 확보한다.

내년부터는 ‘간편하게(Simple), 쉽게(Easy), 빠르게(Fast)’ 방식의 디지털 플랫폼을 바탕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다. 안정적인 우량자산 성장과 동시에 모기지, 자동차 론(Car Loan), 공급망 금융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2026년부터는 비즈 전반에 걸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감안한 디지털 기반의 신사업 추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남훈 KB금융 글로벌전략총괄 전무는 지난 7일 콘퍼런스콜에서 “부코핀은행의 정상화 계획이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당초 예상보다 2~3년 가량 미뤄졌다”며 “2025년에는 흑자 전환하고, 2026년부터 그룹의 기자본이익률(ROE)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