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ABCP 연장·매입금리 조정 검토
금투업계, ABCP 연장·매입금리 조정 검토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2.0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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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시공권 포기에 업계 노심초사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와 단기간 투기성 매매자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5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이번 주중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진은 5일 오전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시중금리가 오르며 이자 부담이 늘어나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개발사업에 돈을 댄 중소형 증권사 자금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사 중심으로 자구책을 마련해 중소형 증권사 유동성을 지원하는 금융투자업계는 지원 기간을 늘리는 한편, 금리도 낮춰 자금 형편이 어려운 증권사를 추가로 돕는다는 계획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중소형 증권사 유동성 지원을 위한 부동산 PF ABCP(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의 운용 기간 연장과 매입금리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 우려로 시공권을 포기하는 등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시행사와 시공사가 금융회사로 부터 대출을 받아 건설하면서 분양대금으로 대출을 갚을 때 발생하는 대출채권이며, ABCP는 건물 지을 땅, 건설사 보증 등 부동산 관련 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기업어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가동된 중소형사 부동산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은 △증권금융과 산업은행 선순위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중순위 △매입을 신청하는 중소형사가 후순위로 투자자 역할을 하며 총 1조8000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에셋·메리츠·삼성·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9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A2 등급 PF ABCP가 매입 대상이며 오는 5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가 커지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 지원을 위해 프로그램 운용 기간 연장 및 매입금리 인하가 추진된다. 

우선 업계는 매입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올해 금리가 안정 기조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매입 금리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현재 10%대 초반 수준의 금리로 중소형사 PF ABCP를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가 지난해 12월초 연 5.54%까지 올랐지만, 최근에는 4%대 초반까지 내려온 만큼 매입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내다봤을 때 갑작스런 매입금리 인하가 향후 프로그램 운용 참여사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참여 업체들은 금융투자협회 의견 수렴을 거쳐 조만간 매입 금리 조정 문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업계는 프로그램 운영 시한을 오는 5월말 보다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레고랜드 ABCP 사태’ 이후 최근 대우건설 시공권 포기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울산 동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의 후순위 대출 보증 44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고 시공권을 포기했다. 이는 높은 금리와 공사비, 부정적인 업황 등에 향후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 회수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