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정유4사, 15조 벌었지만…'횡재세'에 불안
'역대급 실적' 정유4사, 15조 벌었지만…'횡재세'에 불안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2.09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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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현대오일·에쓰오일·GS, 전년대비 실적 '2배'
"호황 인정, 그렇다면 적자시 정부 지원 가능 의문"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로고. [이미지=각사]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로고. [이미지=각사]

국내 정유 ‘빅(BIG)4’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유4사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부과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유업계는 좌불안석이 됐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SK에너지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8조569억, 3조9989억원이다. 전년 대비 66.6%, 129.6%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에쓰오일도 매출 42조4460억, 영업이익 3조4081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4.6%, 59.2%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34조9550억원과 영업이익 2조78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8.0%. 155.1%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의 호실적에 힘입어 HD현대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60조원까지 돌파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GS칼텍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0% 증가한 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는 오는 13일 2022년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정유4사 최근 3년간 영업익. [그래프=홍승표 기자]
국내 정유4사 최근 3년간 영업익. [그래프=홍승표 기자]

정유업계는 실적호조 배경으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유가 상승 △석유제품 수요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석유제품 수출물량 증가 등을 꼽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합산 영업손실만 5조원을 기록했던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뚜렷한 성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역대급 실적에 정유사 횡재세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최근 불거진 에너지비용 대란에도 호황을 누리는 정유사들에게 초과이익을 환수해 에너지 취약계층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엄청나게 늘어나 국민들로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의 많은 상여금이 지급됐다고 한다”며 “정유사들이 일부라도 부담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쇄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실제 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에서는 글로벌 정유사들에게 횡재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호황을 누린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여건이 좋지 않아 적자를 기록한다면 그 적자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횡재세 도입은 우리나라에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국무총리는 “원유의 생산, 정제를 모두 수행하는 메이저 정유사를 가진 나라와 주로 정제마진에 의존해 영업이익을 내는 우리나라 정유사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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