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 경찰 추산 2만명 참석
현 정부서 첫 장외투쟁… 이재명 "이명박·박근혜 길 선택 말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말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민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2016년~2017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톡구 운동' 이후 6년 만이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4일 오후 서울 시청역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대회'에 경찰 추산 2만명(주최 측 추산 30만명)의 인원이 몰렸다.
이 행사는 '국민보고대회'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장외투쟁이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지난 2016~2017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운동' 이후 약 6년 만의 일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의 첫 장외투쟁이기도 하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계파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이 총출동하는 등 100명 넘게 참석했다. 인근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 인파까지 합류하면서 무대 앞은 금세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근에서는 보수단체들도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이재명 구속" 등을 외치며 '맞불'을 놨다.
앞서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에 다녀온 이재명 대표는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정치가 아닌 정쟁을 하고, 상대를 죽이려는 정치보복에 국가역량을 낭비하는 바람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추락했다"면서 "가장 불공정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진 말라. 이재명을 부숴도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말라"며 "몰락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난방비 폭탄에 전기요금과 교통요금도 오르는데, 국민들의 일자리는 줄고 월급 봉투는 얇아진다"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모든 사회 문제의 근원인데 윤석열 정권만 모르나,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독선과 무능 때문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경제, 안보가 위태롭기 그지없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대책과 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상민 장관을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장외투쟁이 계속 열릴지는 미지수다. 앞서 임오경 대변인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외투쟁을 매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상황에 따라 국민 목소리를 경청한다면 그에 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는 이 대표가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인 '경청투어 국민보고회'를 겸해 경기 지역에서 추가 장외집회를 열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맹공을 퍼부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에서 "국회를 박차고 나간 이재명 대표가 '위기'를 부르짖었다"며 "그토록 위기가 걱정됐다면 길거리에서 투쟁과 규탄을 외칠 것이 아니라, 국회 논의의 장에서 산적한 현안에 머리를 맞댔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직 '재명 수호', '방탄 호소'를 위해서 국회를 내팽개친 채 거리를 선택한 것임을 국민께서 모를 리 없다"고 힐난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본인에게 제기된 범죄 의혹이 억울하다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면 되는 것"이라며 "개인 비리에 민주주의 훼손을 비판하며 가당찮게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고, 검찰의 영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위협이라 주장하는 이재명 대표의 변함없는 인식은 실소를 넘어 이제 분노가 치민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조롱하고 법치주의를 짓밟으며, 총동원령으로 집결한 힘을 과시해 여론에 기대어 조금이라도 더 방탄막을 두껍게 둘러보려는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며 "장외투쟁을 멈추고 부디 국회로 돌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