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이번 주 판가름…KB·신한 중 자존심 꺾인다
'리딩금융' 이번 주 판가름…KB·신한 중 자존심 꺾인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2.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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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차 실적 발표…증권사 전망치는 신한금융에 무게
(사진=각 사)
(사진=각 사)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경쟁이 이번 주 판가름 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에서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6조5247억원이다. 전년(14조5429억원) 대비 13.6%(1조9818억원) 늘어난 규모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호조는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면서 이자이익 증가세가 지속한 영향이다.

지주사별로는 신한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4조9042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4조193억원)보다 22.6%(8849억원)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KB금융의 순이익은 같은 기간 4조4095억원에서 4조7536억으로 7.8%(3441억원)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 리딩금융 자리는 신한금융의 독무대였다가 2017년 KB금융에 처음으로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은 이듬해 왕좌를 되찾았으나 2년 만인 2020년 KB금융에 다시 선두를 뺏긴 뒤 2021년까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망치대로라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실적에서 KB금융을 여유 있게 제치고 이후 3년 만에 리딩금융을 탈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은 오는 7일, 신한금융은 8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두 지주사의 운명은 8일 판가름 난다.

신한금융이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으로는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대금 3300억원과 관련 이익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은행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48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 유치 성공과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예치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영향도 컸다. 저원가성 예금이 상대적으로 많고 단기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높아 경쟁사 대비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신한금융의 지난해 3분기 말 NIM은 1.83%에서 2.00%로 0.17%포인트(p) 개선됐다.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적은 순이자마진 개선 폭에 발목을 잡혔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NIM은 1.83%에서 1.98%로 0.15%p 오르는 데 그쳤다.

비은행 부문의 성패도 두 금융지주사의 운명을 갈랐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2021년 말 42%에서 지난해 3분기 43%로 소폭 늘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 자산운용, 카드 등 계열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룬 결과다.

증권 계열사는 부진에 빠졌지만, 사옥 매각으로 특별이익을 발생시키면서 수익 악화에 대응했다.

신한금융과 달리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축소하면서 순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41%에서 37%로 줄었다.

한편 두 금융지주사의 실제 실적은 연말 희망퇴직 비용과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영향으로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은행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보수적인 추가 충당금 적립과 희망퇴직 프로그램 비용으로 인해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며 “경기 둔화에 따른 경상 증가분 외에도 비은행 자회사와 부동산 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당초 예상보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