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5위 넘보는 인도…한은 "현지 진출 기업 지원책 필요"
세계 경제 5위 넘보는 인도…한은 "현지 진출 기업 지원책 필요"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2.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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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추월 '인구대국'…생산기지 매력 크지만 환경오염·정부규제 '리스크'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지난 1991년 경제개혁 이후 성장을 지속 중인 인도가 글로벌 경제 규모 5위 국가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 역할 축소에 따른 반사 효과로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수혜 가능성도 크다. 다만, 환경오염이나 정부 규제 등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단 지적이 있다.

인도 현지에 있는 국내 기업이 생소한 기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국제경제리뷰-인도경제 현황과 성장잠재력 및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인도는 인구구조 변화와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21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3조1734억달러로 한국(1조8102억달러)보다 1.75배 많아 세계 6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인도의 GDP 규모는 3조5300억달러로 영국(3조3760억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글로벌 ‘톱(Top)5’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10년간 인도 GDP 성장률은 2021년(-6.6%)을 제외하면 3.7~8.7%로 비교적 높은 성장을 이어왔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인도의 GDP 비중 역시 지난해 3.5% 수준에서 오는 2027년이면 4%를 웃돌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인도의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발표된 UN 인구전망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2023년) 중국을 추월해 세계 1위 인구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주요 나라가 중국 이외 국가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인도 내 생산을 확대하려는 기업도 증가하는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실제 대만의 글로벌 기업인 폭스콘(Foxconn)은 인도공장 인력을 현재보다 4배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 정부가 서비스업에 치우친 성장구조를 탈피해 제조업 중심으로 변화하려는 점도 높은 성장잠재력 요인이다.

다만 환경오염, 인프라부족, 규제비용, 무역환경 변화 등은 인도 경제 성장의 리스크다. 온실가스 배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망률도 세계 1위로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IMF는 “인도의 경우 온난화가 농업부문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환경오염은 생산성을 약화할 수 있는 만큼 친환경 투자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정부의 인프라 개선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륙수로, 항만 관련 투자는 더뎌 물류능력 개선도 제한적이다.

인건비는 낮지만, 인허가나 법률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용이성(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한 평가, 2018~209년 기준) 역시 중국(30위)은 물론 멕시코(60위) 등 주요 신흥국보다 낮은 수준(73위)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인도의 신규 무역구제 조사(반덤핑, 상계, 세이프가드 조치) 건수도 미국(120회)에 이어 세계 2위 수준(98회)으로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 인도 경제에 대해 “투자 등 견조한 내수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인구 변화와 생산기지 역할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인도 경제 고성장에 대비해 “기계·설비, 소재·부품 등 대(對)인도 판로를 개척하고 인프라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중국과 아세안 등에 편중된 공급망을 인도 등으로 다변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인도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현지 정부규제와 생소한 기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