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衣)' 경제활동, 세탁 미래도 바꾼다
[기고] '의(衣)' 경제활동, 세탁 미래도 바꾼다
  • 신아일보
  • 승인 2023.02.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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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런드리 서경노 대표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衣食住)는 인류가 등장하고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구석기 시대부터 시작됐다. 문명이 발달하고 기술의 발전을 거친 지금까지도 우선 순위는 여전히 식→의→주 순서였지만 최근 경제적 관점에서는 주→의→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식비는 많은 비용을 소비하지 않지만 매 끼니 하루 세 번은 빠짐없이 섭취해야 하고 ‘의’는 한 벌이 한끼 식사보다 비싸지만 장기간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용 관점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의 경우는 한번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정착 이후에는 추가적인 비용이 처음처럼 들지는 않는다. 

이처럼 의식주를 서로 비교할 수 없지만 ‘주’보다는 저렴하고 ‘식’보다는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한 ‘의’는 가장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렇듯 경제적인 옷을 더욱 경제적으로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세탁이다. 

세탁은 1차산업시대부터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의 4차 산업 시대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의류의 소재와 기능의 발전에 맞춰 세탁방법 역시 점차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세탁은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빠는 사전적 의미로 그 역사는 의복이 귀중품화 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세탁은 때를 제거해 의복의 아름다움과 위생적 기능을 회복시키고 섬유의 내구성을 향상해왔다. 예전의 세탁 세제는 알칼리성분이 함유된 삭힌 오줌 또는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에 물을 부어 우려낸 잿물로 동물성 기름과 단백질을 쉽게 분해해 얼룩을 제거하는데 사용해 왔었다.

이와 같은 방법이 18세기 말 옷감의 대량생산과 함께 의류의 기성복 시대가 시작되면서 대량 세탁방식도 함께 등장했다. 프랑스의 염색업자가 등유로 얼룩을 지우는 드라이클리닝을 처음으로 고안했고 이때 시작된 드라이클리닝은 물만으로 지울 수 없는 기름 때를 짧은 시간과 다량을 세탁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발전해 왔으며 지금까지도 사용해 오고 있다. 

하지만 18세기말 처음으로 등장한 드라이클리닝이 4차 산업혁명의 시기인 지금에도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의아할 정도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세탁방법도 의류의 소재와 발전 등에 맞춰서 변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이어온 드라이클리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생활 밀접형 산업들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맞춰왔듯이 태고적부터 우리와 함께한 세탁방법 역시 변화를 하는 것이 맞고 탈중앙화를 통한 맞춤형 혹은 지능화 된 세탁방법의 필요성을 누구도 제기하고 있지 않지만 다들 인지는 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2023년 세탁방법은 의류의 변화가 가져오는 것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돼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친환경, 필환경 시대인 지금 더욱 다양한 소재의 의류와 개개인의 취향에 따른 새로운 세탁법을 고민하고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기다. 그것이 바로 미래형 세탁법이다. 

300년 동안 이어온 세탁법이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개개인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가 자신들은 물론이고 환경까지 버리게 되는 시간에 맞닥뜨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의. 지금 전세계가 지속 가능한 경영과 환경을 외치듯이 ‘의’와 가장 밀접하고 결코 없어서는 안될 세탁업을 비롯한 세탁방법의 변화에 대해서도 우리 각자가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서경노 코리아런드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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