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462억·수입 590억달러…3대 에너지 수입 규모↑
한국 무역이 올해 1월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선박·이차전지 분야를 제외한 전 품목에서 수출 부진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4.5% 줄어들며 반토막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2022년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달러, 수입은 2.6% 줄어든 58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126억9000만달러다. 이는 월간 기준 지난해 8월 마이너스(-) 94억달러를 넘긴 역대 최대 적자다.
산업부는 수출 감소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지속과 반도체 업황 악화를 꼽았다.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기록의 기저효과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중국·일본 등 비산유 제조강국에서 베트남 등 제조기반을 보유한 신흥국까지 주요국 대부분 수출 감소를 겪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석유제품·이차전지·선박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고부가선박 수출 증가에 힘입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반도체·석유화학·디스플레이·철강 등 대다수 주요 품목 수출이 줄어들며 전체 수출은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44.5% 급감했다. 메모리반도체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2022년 6월 이후 지속 감소했다. 그간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보인 시스템반도체도 수출량이 줄었다. 산업부는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분야는 생산차질 완화에 따른 대기수요, 친환경·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차량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역대 1월 중 수출 1위를 기록했다. 선박 분야는 2022년 1월의 낮은 기저와 대형컨테이너선·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증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수출량이 증가했다. 다만 수주와 인도 간 시차가 걸리는 조선업계 특성상 2021년 하반기 수주 물량은 아직 수출 실적에 미반영됐다.
이차전지 분야는 전기차용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역대 1월 중 최고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철강 등 중간재 수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석유제품은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며 주요품목인 경유가격도 고점 대비 하락했다. 철강 분야는 글로벌 수요둔화로 판재류를 포함한 주요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EU·일본·중남미 등 대다수 주요시장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
IT 품목군 중 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전환으로 LCD 생산이 축소되는 가운데 OLED 제품도 경기둔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단가가 하락했다. 무선통신기기는 2월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3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10개월 만에 수출 플러스로 전환했다. 가전은 고금리 영향으로 미국·EU 등 선진시장 소비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주요 시장 수출량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동·EU에 대한 수출이 증가했다. 중동 수출은 2022년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EU는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 확대에 힘입어 수출이 늘었다. 반면 반도체 수출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중국·아세안 지역 수출은 줄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은 150억달러 이상 대규모 수입흐름이 이어졌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동절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가스·석탄 등은 수입규모가 확대됐다.
원유 수입액은 69억4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0.0% 줄었으나 난방 수요가 몰린 가스 수입액은 67억7000만달러로 작년보다도 6% 늘었다. 석탄 수입액(20.8억달러)도 0.3% 증가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대규모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