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판교시대 열고 오너경영 '속도'
HD현대 정기선, 판교시대 열고 오너경영 '속도'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2.0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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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영체제 전환 채비 갖춰…CES서 그룹 미래비전 발표
글로벌‧신사업 직접챙겨…조선·에너지·기계 '삼각편대' 구축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지난해 12월26일 경기 판교 GRC에서 열린 HD현대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지난해 12월26일 경기 판교 GRC에서 열린 HD현대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HD현대]

판교시대를 연 HD현대그룹이 오너경영 체제에 속도를 낸다. 차기 총수로서 두각을 드러낸 오너 3세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중심을 잡고 그룹 전체를 이끌 전망이다. 

31일 HD현대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올해 전면에 나서 조선·에너지·기계 부문 삼각 편대를 완성하고 그룹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 1988년 정 사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정계 진출 이후 30여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왔다. 현재는 권오갑 HD현대 회장 체제다.

정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승계 본격화를 알렸다. 정 사장이 이끄는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회사다. 현재 정 사장은 권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또한 정 사장은 지난해 HD현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판교시대’를 열었다. 정 사장은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글로벌R&D센터(GRC)를 중심으로 신사업 무게축을 기술로 옮겼다. GRC에는 HD현대, 한국조선해양, 현대제뉴인, 현대오일뱅크 등 총 17개사가 모든 계열사가 입주를 마쳤다.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GRC에서 열린 50주년 기념식에서 직접 미래 비전을 발표, 차기 총수 입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정 사장은 당시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조선해양 부문)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에너지 부문)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설루션 제공’(산업기계 부문) 등 3대 핵심 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HD현대]

정 사장은 향후 50년을 위한 미래 신사업 발굴에도 직접 뛰어든다. 그는 지난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했다. HD현대 사내 벤처 1호 기업인 아비커스는 정 사장이 사업 현황을 직접 챙기며 애정을 쏟은 회사로 알려졌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한국 처음으로 선박 완전 자율 운항에 성공했다.

에너지 분야 신사업도 전개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를 중심으로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소재, 탄소포집 등 미래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연산 10만톤(t) 생산계획을 세웠다. 수소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HD현대 주요 계열사들의 에너지원을 단계적으로 수소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조선·정유·건설기계 사업 3대 축을 완성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지주사 현대제뉴인은 두산중공업에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인수 금액 8500억원을 모두 납부하며 지분 양수 절차를 마쳤다. 현대제뉴인은 국내 건설기계 시장 2위인 현대건설기계와 1위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을 합한 초대형 건설기계업체가 됐다.

차기 총수 위상에 맞는 글로벌 행보도 계속된다.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3’에 참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내 주요 그룹사 차기 총수 중 유일한 참가자다.

정 사장은 또 프레스 컨퍼런스에 직접 연사로 등장해 새로운 기업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제시했다. 그는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안전하게 운송·활용하는 전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정 사장은 “HD현대는 퓨처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즉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자신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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