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CD 금리인하 속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고공행진
CP·CD 금리인하 속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고공행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1.30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리인상 대비 2%p 상승…증시 불황 속 이자수익 포기 못해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기업어음(CP)과 양도성예금증서(CD), 회사채 등의 금리는 떨어지고 있지만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증권사들이 자체 산정하는 가산금리를 높인 탓에 최종 이자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시장금리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 움직임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CD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bp(1bp=0.01%포인트) 내린 3.64%다.

CD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초 1.3%에 불과했지만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등의 영향으로 같은 해 12월에는 4.03%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기록했다.

CP와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각각 4.62%, 4.364%로 집계됐다.

특히 AA- 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의 경우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의 영향으로 작년 10월21일(5.736%)보다 1.37%p 떨어졌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10.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유안타증권 10.1% △신한투자증권 10.0% △NH투자증권 9.9% 등이다. 이밖에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등도 9.8%로 집계됐다.

글로벌 긴축기조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본격화 전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8%대에 머물렀던 점과 비교하면 2%p가량 오른 셈이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쉽게 낮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증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 수익을 포기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9개 증권사가 벌어들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1조2467억원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긴축기조에 따른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증시 하락 속에서 수익을 방어하기 위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올해도 증시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기준금리가 상승할 경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오른다”며 “다만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반영해 결정하는 구조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