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계묘년 '전국구 꿈' 무르익나…수도권 공략 강화
지방은행, 계묘년 '전국구 꿈' 무르익나…수도권 공략 강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1.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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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지역 영업점 줄이면서 수도권 유지·확대…틈새시장 공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방은행들은 수도권에 영업망을 확대하며 전국구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역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하락과 금융환경 변화로 인해 거점지역에서의 영업에만 안주할 수 없게 된 이유에서다. 또 수도권 영업을 통해 소매금융은 물론 기업금융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반을 넓혀나가겠다는 복안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 지방은행이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개점한 영업점 수는 총 62개다. 

지방은행의 점포(영업점+출장소)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말 900개에서 지난해 3분기말 772개로 3년도 채 안 돼 128곳(14.2%)의 지점이 문을 닫았다. 반면 수도권 영업점은 유지하거나 되레 증설하는 추세다.

실제 DGB대구은행은 이달 경기도 성남시에 성남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이 지점은 기업특화 영업조직이다. 대구은행은 성남금융센터를 통해 서울과 경기권의 영업망 연결과, 충청·강원 지역까지의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방은행은 원래 거점지역 외에는 서울과 광역시 등 특정 지역에만 영업점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2015년 은행법 규제를 완화해 지방은행도 경기도 지역에서도 영업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 수도권 진출은 탄력을 받았다. 

그전까지 34개에 불과하던 지방은행의 수도권 지점은 규제 완화 이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방은행이 수도권 영업에 힘을 주는 이유는 지역 기반 영업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 인구 감소로 가뜩이나 소비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시중은행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거점지역 내에서의 점유율을 지키기 힘들어진 모습이다.

이에 지방은행들은 수도권 진출을 통해 소매금융을 확대하고, 시중은행에서 놓친 기업을 공략하며 낮은 기반 대비 효율적인 영업성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수도권 공략에 나선 곳은 JB금융지주 계열사인 전북은행·광주은행 두 곳이다. JB금융은 2010년부터 수도권 영업을 핵심 성장전략으로 추진했다. 

특히 2014년 광주은행을 인수해 수도권 진출의 선봉장으로 삼았다. 2014년 서울에 4개 지점만 있던 광주은행 수도권 점포 수는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 서울 15곳, 경기 3곳, 인천 2곳 등 총 20곳에 이른다. 

전북은행 역시 서울 10곳, 경기와 인천이 각각 2곳 등 총 14곳의 수도권 지점을 운영 중이다. 두 은행의 전체 지점 231개 중 14.5%가 수도권에 있다.

이어 부산은행이 12곳으로 뒤를 이었고 경남·대구은행은 각각 8곳의 수도권 점포를 보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수도권 영업점을 통해 거점지역 출신 수도권 거주자와의 거래를 유지하고, 새로운 소비자를 물색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대출 수요가 높은 수도권에서 부동산 대출, 기업금융 부문에서 시중은행이 소화하지 못한 수요를 공략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