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연기'...롯데·신라·신세계·현대 '눈치싸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연기'...롯데·신라·신세계·현대 '눈치싸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1.25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대료 산정방식, 여객 수 연동으로 변경…보장 사업기간 10년
2월27일 신청 마감, 3월 선정…글로벌 1위 CDFG 참가여부 '변수'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을 두고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의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임대료 산정방식이 여객수 연동으로 변경되면서 부담이 낮아졌고 사업기간도 10년까지 보장돼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빅(Big)4의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경쟁이 임박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한국면세점협회 집계 기준 17조8163억원을 기록했다. 여객수는 1083만1031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71.6%, 15.3% 수준에 불과하다. 엔데믹(풍토병화)에도 면세산업 정상화가 요원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27일이면 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참가신청이 마감된다. 사업제안서 제출 마감일은 28일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9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 탑승동 면세사업권 입찰계획을 밝혔다. 2020년 2월 T1 ‘제4기 면세사업권’ 유찰 이후 약 3년 만의 주인 찾기다. 인천공사는 T1 면세사업권과 함께 이달 17일부로 특허가 만료된 T2 입찰도 진행한다. 당초 참가신청 마감은 21일, 사업제안서 제출 마감은 22일이었다. 업체들이 인천공사 요구사항을 제출하기 위한 준비시간이 부족하다며 추가 시간을 요청했고 각각 6일씩 연기됐다. 최종 선정은 3월 중에 이뤄질 예정이다.

사업권은 일반사업권 5개(63개 매장, 2만842㎡), 중소·중견사업권 2개(14개 매장, 3280㎡) 등 총 7개다. 기존 터미널별로 나눠졌던 15개(T1 9개, T2 6개) 사업권이 통합·조정됐다. 주요 품목별로는 △DF1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DF2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DF3 패션·액세서리, 부티크 △DF4 패션·액세서리, 부티크 △DF5 부티크(이상 일반사업권) △DF8 전 품목 △DF9 전 품목 등으로 분류됐다.

특히 인천공사는 계약기간을 기존 기본 5년에 옵션 5년에서 기본 10년으로 설정했다. 임대료 산정방식도 고정 최소보장액(사업권 낙찰금액)에서 공항 여객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단가를 곱하는 여객당 임대료로 변경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향후 10년간의 사업이 걸린 만큼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의 응찰을 점치는 관측이 많다. T1 입찰이 세 차례 유찰됐던 원인인 임대료 산정방식이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수 연동으로 개선되면서 업체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이번 입찰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10년 동안 사업을 할 수 없어 대부분의 면세업체들이 주요 특허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엇보다 최소보장액을 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컸는데 여객수 연동으로 임대료 산정방식이 달라진 게 확실한 유인책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공사가 이달 12일 개최한 설명회에 국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스위스기업 듀프리까지 참석했다. 특히 CDFG는 첫 등장이다.

CDFG와 듀프리 등 글로벌 면세업체들의 눈독에 국내 면세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두 업체가 풍부한 자금력을 내세워 입찰가를 높게 제시할 경우 국내 업체들이 낙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사에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력의 CDFG 등이 높은 입찰가를 써낸다면 국내 업체들의 승산은 없어진다”며 “인천공항이 대한민국 관문이라는 상징성이 크지만 중국과 같은 외국 면세업체에 뺏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ksh333@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