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입증할까…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복귀 '명암'
'구관이 명관' 입증할까…김덕환 현대카드 대표 복귀 '명암'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1.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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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후 실적 하락…녹록지 않은 시장에서 반전 기대 어려울 수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난해 9월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직을 돌연 사임했던 김덕환 전 현대카드 대표가 4개월 만에 현대카드로 돌아왔다.

김 전 대표는 대표직 수행 당시 순이익 30% 성장 등 괄목할 만한 성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수익성 방어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고유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금리 인상 등 지난해보다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선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덕환 전 현대카드 대표는 지난 16일 각자 대표가 아닌 카드 부문 대표로 복귀했다.

부문 대표 선임은 대표이사 선임보다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소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카드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그 외 임원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다. 이에 정태영 부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 전 대표가 현대카드로 컴백한 이유는 수익성 제고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현대카드는 전년 동기(2506억원) 대비 17.1% 감소한 20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실적이 감소한 하나(1990억원, 전년比 16.8%↓)·KB국민카드(3741억원, 전년比 5.8%↓) 보다 하락 폭이 크다.

더욱이 롯데카드의 호실적(2695억원, 전년比 44.1%↑)에 순위도 5위로 뒷걸음질 쳤다.

반면 김 전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하던 2021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506억원으로 2017년(1916억원) 대비 무려 30.7% 성장했다.

신용판매 취급액 또한 △2017년 79조5000억원 △2018년 85조5000억원으로 △2019년 94조1000억원 △2020년 99조8000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김 전 대표의 복귀는 경영 공백으로 인한 내부 불안도 잠재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김덕환 대표 사임 후 적임자를 찾았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대체할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면서 "회사의 제안으로 재입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 등 올해 카드 업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드라마틱한 수익성 반전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 자금 조달처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상승하며 자금조달 비용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전히 높은 소비자물가, 미국과의 기준 금리 격차에 따라 금리 또한 지속 인상이 예견된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가 4%대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금리 인상 지속 전망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부실 대출에 대한 리스크 등 현대카드뿐만 아니라 카드 업황 자체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체이스 맨허튼뱅크와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GE캐피탈, 삼성카드 등 국내외 금융사를 거쳐 2011년부터 현대캐피탈 이사, 현대캐피탈 금융기획실장, 현대카드 카드마케팅부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21년 4월 현대카드 각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