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렸다
[기자수첩] 봄비 같은 겨울비가 내렸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3.01.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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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겨울비가 봄비처럼 내리고 있다. 1월 초순이면 겨울 한가운데임에도 불구하고 초봄을 연상케 하는 날씨는 가히 기상이변이라 할 수 있다. 해마다 짧아지는 봄가을에 이어 겨울마저 짧아지는 것은 아닌지 알 수 없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 눈도 내리고 한파도 오고 가야 한다. 그러나 환경 파괴에 따른 지구 온난화는 급기야 전 지구적으로 기상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상 이변 못지않게 다른 나라도 인류가 생각지도 못한 기상 이변이 가지고 온 재앙에 직면해 있다. 계절이 계절답지 못한 채 기상이변을 가지고 오면 모든 생태계에 영향을 끼친다. 겨울을 만끽해야 할 때 갑자기 꽃이 피고, 새싹이 올라오고 작은 생명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들이 생태 시계의 오류로 얼마나 당황스러울까를 생각해 본다. 부디 그런 시간이 오늘, 바로 이 시간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럼에도 지구는 이미 몸살을 앓고 있다. 인류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그리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환경파괴 및 온갖 쓰레기의 배출과 플라스틱 같은 유해 폐기물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이고, 그 결과는 인류가 역습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중요성 및 회복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와 사람들은 여전히 마주한 위험에 비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하루에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플라스틱을 다 처리하지 못한 나머지 곳곳에 방치돼 부서지고, 묻히고, 심지어 산과 강 그리고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뉴스 매체들은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책이나 방법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난개발은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멈추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봄 같은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는 큰 비와 홍수 등으로 산이 무너지고 마을이 잠기는 일은 수없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마을과 도시와 지구를 지키는 일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나라마다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실천해야 하고, 우선 내가 머물고 사는 곳부터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실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우리가 생활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많이 있다.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여 나가고, 버리는 음식물을 최소화시켜 간다면 첫째는 물이 살고, 공기가 맑아지고, 사라져가는 생명들이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생활방식, 공산품의 생산 방식 등을 이어간다면 지구는 회복 불가능의 시간을 맞게될 것이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려는 마음 자세와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꽃이 피어야 할 시기에 피지 않고, 피지 말아야 할 시기에 핀다든지, 겨울잠을 충분히 자고 깨어나야 할 생명들이 시간을 거슬러 깨어난다면 갑자기 닥친 바람 앞에 생명을 잃는다는 것을, 또 잃은 생명은 다시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깨닫고 바로잡아야 할 때다.

오늘 이 순간부터라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노력하고, 실천한다면 인류도, 여타 생명들도, 지구도 모두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