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시계' 느려지나…고금리 한파에 부담 가중
롯데카드 '매각 시계' 느려지나…고금리 한파에 부담 가중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1.12 13: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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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난항 우려…지각변동 주도할 수 있는 매력도 여전
(사진=롯데카드)
(사진=롯데카드)

지난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힌 롯데카드 매각 시계가 느려지고 있다.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동안 금리 또한 가파르게 오른 여파가 크다. 

3조원 안팎의 몸값을 치르는데 필요한 인수금융에 대한 금리는 무엇보다 부담이 될 전망이다. 

카드업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위기도 변수로 떠오른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연내 매각은 인수 가격 조정 없인 어려울 수 있다. 

인수사 입장에선 3조원에 달하는 가격에 금리 인상까지 겹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021년 7월까지 0.50%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현재 3.25%로 2.75%포인트(p) 치솟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 금리는 연 5.088%로 집계됐다. 

여전채 3년물(AA+) 금리는 지난해 11월9일 6.030%로 통계 집계 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다 5%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 70% 이상을 여전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오를수록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3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에 대한 금리 부담도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수 비용에 대한 인수금융 이자는 기존 대출 이자보다 4~5% 높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며 "10% 안팎에 인수금융 이자를 부담하며 인수를 고려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롯데카드 인수전에는 케이뱅크·BC카드를 보유한 KT와 롯데카드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우리은행, MBK파트너스와 하나금융그룹 등이 거론됐지만 흐지부지됐다.

반면 롯데카드 기업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인수 기업에 따라 카드사 지각변동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사 시장 점유율(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은 △신한카드 20.9% △삼성카드 19.3% △KB국민카드 17.8% △현대카드 17.1% △롯데카드 9.35% △우리카드 8.1% △하나카드 7.5% 순이다.

아울러 금리 인상기에도 롯데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3분기까지 2695억원으로 전년 동기(1870억원) 대비 44.1% 늘었다.

업계에서는 로카모빌리티, 롯데파이낸스베트남 등 롯데카드와 자회사를 따로따로 매각하는 방법도 구상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 수익성은 악화된데다 M&A 시장에서도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여건이 더 안 좋은 상황에서 3조원에 달하는 인수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올해도 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