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규제 완화에 '깜짝 상승'…전문가 "미분양 줄어야 본격 회복"
건설주, 규제 완화에 '깜짝 상승'…전문가 "미분양 줄어야 본격 회복"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1.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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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건설업 지수, 1·3대책 발표 후 5거래일간 12%↑
"고금리 상황에선 완전한 분위기 반전까지는 어려워"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코스피 건설업 지수 추이. (자료=KB증권)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10일까지 코스피 건설업 지수 추이. (자료=KB증권)

부동산 시장 침체에 하락세를 이어오던 건설주가 1·3대책 후 5거래일간 10% 넘게 뛰었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주택 시장이 완전한 회복세로 전환하기 어렵다며 금리가 내리고 미분양이 감소세로 돌아서야 본격적인 건설주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는 79.6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대대적인 규제 완화책이 담긴 1·3대책 발표 이후 5거래일 만에 12.1%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오름폭이 크다.

2021년 마지막 거래일에 115.08로 마감한 건설업 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73.60으로 장을 마쳐 1년간 36% 하락했다. 지수는 올해 들어서도 내림세를 이어가며 지난 3일에는 장중 68.72까지 떨어졌다가 정부의 1·3대책 발표 후 오름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1·3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하는 등 폭넓은 규제 완화 방침을 내놨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축소와 전매제한 완화, 분양가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 폐지, 중도금 대출 보증 분양가 상한 기준 폐지 등도 담았다. 

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에 힘입어 이 기간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10%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10일 종가 기준 금호건설 주가는 8230원으로 지난 3일 6500원에서 26.6% 뛰었다. 같은 기간 GS건설과 대우건설 주가는 18.5%, DL이앤씨는 12.3%, 현대건설은 12%씩 올랐다. HDC현대산업개발도 10.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주에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는 한 현재 주택 시장 침체 흐름을 돌리기 어려운 만큼 이번 대책을 통한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신속한 시행은 긍정적이나 이번 완화책으로 주택 시장 흐름이 반전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라며 "현재의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지 않는 한 주택 실거래량은 일부 회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점점 커지는 주거비 부담과 빠르게 쌓이는 미분양 등을 감안할 때 부동산 경기는 단기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이 올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금리 움직임이 하향 전환하고 미분양이 감소세로 돌아서면 건설업종 주가가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건설업종은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미분양 아파트가 최고점을 달성한 이후 주가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반전의 트리거(방아쇠)는 금리 인하"라며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 후에 미분양이 감소했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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