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어긋난 발언에 북핵공동대응 논란… 양국 정부 “문제 없다”
한미 정상 어긋난 발언에 북핵공동대응 논란… 양국 정부 “문제 없다”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3.01.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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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동 핵 연습' 용어 부적합… “북핵 대응 공동실행방안 논의 중”
미, 北 핵사용 등 시나리오 대비 모의훈련 논의… “尹 발언과 일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공동 핵 연습’ 여부에 대한 양국 정상들의 발언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면서 북핵 공동대응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양국 정부는 단지 ‘공동 핵 연습’이라는 용어의 적용에 있어 오해가 있었을 뿐 북핵 대응을 위한 미국 보유 핵전력 자산의 정보공유와 기획, 실행 등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DC 백악관에 복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헬리콥터에서 내려 백악관으로 들어가면서 “지금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는 앞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하는 듯한 내용이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 날짜로 보도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먼저 우리 정부가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북핵 대응을 위해 미국 보유 핵 전력 자산의 운용에 관한 정보 공유, 공동 기획, 이에 따른 공동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김은혜 홍보수석은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공동 핵 연습은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가능한 용어"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공동 핵 연습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한국은 핵 비(非)보유국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관계, 그리고 미국의 모든 범위의 방어 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데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프놈펜 회담 이후 양국 팀에게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효과적이며 조율된 대응을 계획하라고 지시했고 양국이 현재 작업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도 "미국과 한국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 등 일련의 시나리오에 대한 한미 공동의 대응을 모색하는 테이블탑 연습(table-top exercise)도 포함되는바, 이는 미국과 한국이 기획정보·공유·연습·훈련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테이블탑 연습(TTX)은 도상훈련이나 토의식 연습으로도 번역되며 '탁상'이라는 표현대로 실제 현장에서 군부대가 기동하지 않는 일종의 모의 훈련이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말한 핵전력 운용 공동기획(Joint Planning)과 공동연습(Joint Exercise)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된 내용이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