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기업 기상도, IT·정유·화학 '한파'…제약·화장품 '맑음'
새해 기업 기상도, IT·정유·화학 '한파'…제약·화장품 '맑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1.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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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수요 회복·민감 따라 엇갈려…매출·수출 1%대 역성장
기업들, 한국 경제성장률 1.16% 전망…고물가‧고금리에 위축
매출액 전망치 통한 2023년 업종별 기상도. [표=대한상공회의소]
매출액 전망치 통한 2023년 업종별 기상도. [표=대한상공회의소]

올해 정보통신기술(IT), 정유·화학, 섬유 업종은 한파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그나마 제약과 화장품 업종은 올해 맑음으로 관측됐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망이 가장 좋은 업종은 제약, 화장품, 전기장비 순이었다. 어려움이 몰아칠 업종은 비금속광물, 섬유, 정유·화학, IT·가전 순이었다.

제약은 코로나 특수가 이어지고 있으며 화장품은 중국 소비회복 기대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원자재 비중이 높고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업종은 부진한 전망을 보였다.

식품, 자동차, 조선, 의료·정밀은 소폭이지만 매출액 증가 전망이 나와 ‘약간 맑음’으로 분류됐고, 철강, 기계, 목재·가구는 소폭의 매출 감소 전망이 나와 ‘흐림’으로 분류됐다.

기업들이 전망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16%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한상의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가 1.5∼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경영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 여건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고물가, 고금리의 어려움 속에 내수 위축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응답한 전망치는 1.0∼1.5% 구간이 30.6%로 가장 많았다. 1.5∼2.0% 구간은 28.8%, 0.5∼1.0% 구간은 15.4%였다. 마이너스 역성장을 전망한 기업도 8.8%였던 반면 3% 이상을 꼽은 기업은 0.4%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 결과의 가중평균값은 1.16%였다.

전년대비 새해 매출액과 수출 실적 전망에 대해선 ‘동일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구간을 꼽은 기업이 더 많아 가중평균값은 1%대 역성장 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전망의 경우 33.1% 기업이 ‘동일 수준’을 전망했다. 다만 마이너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34.5%, 플러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32.4%로 가중평균값은 –1.0%로 집계됐다.

수출 전망의 경우 43.2% 기업이 ‘동일 수준’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마이너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26.2%, 플러스 구간을 꼽은 기업이 30.6%로 가중평균값은 –1.3%였다.

경영실적 전망이 안 좋은 만큼 투자도 보수적으로 운영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새해의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년과 동일 수준’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다. ‘작년보다 감소’라는 답변은 33.9%였다. 전년대비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지난 2021년 말 동일한 방법으로 전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투자를 ‘작년보다 늘려 공격적으로 운영할 전망’이라는 답변이 41.6%였지만 불과 1년 새 29%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반대로 ‘작년과 동일하거나 감소한다’는 보수적 답변은 지난해 전망치인 58.4%에서 올해 전망치인 87.4%로 크게 증가했다.

기업들은 새해 한국경제를 위협할 리스크 요인으로 3고 현상의 지속과 내수소비 둔화를 가장 우려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꼽은 리스크 요인(복수응답)은 ‘고물가·원자재가 지속’(67.3%)이었다. 이어 ‘내수경기 침체’(38.2%), ‘고금리 지속’(29.2%), ‘원부자재 수급 불안’(17.8%), ‘고환율 장기화’(16.7%) 순이었다.

기업들은 이러한 리스크 요인 관리를 위해 정부가 역점 둬야할 과제(복수응답)로 ‘경기상황을 고려한 금리정책’(47.2%)과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42.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자금조달시장 경색 완화’(32.2%), ‘규제혁신 통한 성장동력 확보’(21.7%), ‘수출 및 기업 활동 지원’(21.3%), ‘공급망 안정화’(20.2%) 등이 뒤따랐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지금의 경제적 어려움은 코로나의 정상화 과정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누가 선제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경기회복기의 득실이 달려있다”며 “지금은 민간, 정부, 정치권은 물론 경영계와 노동계 등 한국경제의 모든 구성원들이 경제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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