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도 코로나19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 코로나19가 새롭지는 않았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기지개를 활짝 켰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는 정권 교체로 코로나19 관련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침체돼 있던 패션·뷰티 시장이 반등할 조짐을 보였다. 홈웨어·이지웨어보다는 다양한 외출복들이 주목을 받았다. 화장품도 기초보다는 색조로 소비 수요가 이동했다. 여행·레저·문화 부문도 마찬가지였다. 긴 터널에 갇혀 빛이 보이지 않았는데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아갔다.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콘서트 등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유통업계는 대기업 중심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특별 사면됐다. 국정농단 사건과 배임·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출소한 지 약 4년 만이다. 신 회장을 옥죄던 마지막 악재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것이다. 이후 신 회장은 국내외 사업전반을 돌보며 ‘뉴 롯데(New LOTTE)’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SG랜더스 창단 때부터 ‘야구와 본업의 연결’을 강조해 왔다. 2년차인 올해는 그룹 계열사 전반에서 야구 마케팅을 진행했고 야구단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 결과 프로야구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 내내 1위) 통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두문불출형 오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 9월 말 대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예기치 못했던 화재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정지선 회장은 바로 사과했고 특유의 진중함과 묵묵함으로 사고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더현대 대구 오픈, 더현대 광주 건립계획 발표 등 본업에 충실히 임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휘봉을 잡은 지 18년 만에 용퇴했다. LG그룹 첫 여성전문경영인이 된 이정애 사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증시 불황에 11번가·SSG닷컴·CJ올리브영·티몬은 기업공개(IPO) 추진을 잠정중단 혹은 철회했다. 컬리·오아시스마켓만 계획대로 단계를 밟고 있다.

다가올 2023년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苦)’가 산업계를 위협하면서 녹록치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유통을 포함한 산업 전반을 짓누르던 코로나19가 걷혔다는 점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발판으로 체력을 키워 다방면에서 2023년을 새로운 역사의 한 해로 만들길 바라본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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