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결산-⑩삼성] 1위 이재용, 회장시대 개막…핵심은 '기술'
[10대그룹 결산-⑩삼성] 1위 이재용, 회장시대 개막…핵심은 '기술'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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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경영보폭 확대…사면복권·회장취임
대외행보 속 '기술' 연이어 강조…"국민 사랑받는 초일류"

코로나19가 쓸고 간 2022년은 평온이 아닌 ‘공포’로 표현됐다. 오히려 경제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며 산업계는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졌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기업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계는 ‘변화’로 대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1위 기업 삼성전자는 회장시대를 다시 열며 재무장했고, 재계에선 1980년대생 3~4세 오너가 경영 전반에 등장하며 신사업으로 맞섰다. <신아일보>는 15일부터 2022년이 끝나는 그날까지 한국대표 10대그룹을 중심으로 산업계를 결산한다. 10위부터 역순으로 매일 한 그룹씩 발표한다. 오늘(28일)은 1위를 차지한 삼성그룹 ‘이재용’이다./ <편집자 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뉴삼성 전환에 초석을 다졌다. 핵심은 ‘초격차 기술’이다. 그는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대내외에 ‘기술·인재와 유연한 조직문화’를 담은 ‘뉴삼성’ 메시지를 반복 전달했다. 회장직에 오른 지난 10월에도 취임사에 갈음한 글에서 기술과 인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해 ‘족쇄를 벗고 새 시작’의 1년을 보냈다. 기업 친화적인 윤석열 정부 출범에 운신 폭을 넓혔다. 그는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평택 반도체 공장 안내역을 자처했고 6월엔 해외출장에 올랐다.

◇ 이재용, 윤석열 정부 출범에 경영보폭 확대… 뉴삼성 전환

이 회장의 행보는 8.15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 된 후 더욱 확대됐다. 이 회장은 9월 멕시코·파나마·캐나다·영국을 시작으로 12월 중동·베트남 등 해외 방문해 현장경영과 인적 네트워크를 복원했다. 예년과 달리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공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수차례 제출하면서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했다. 또 한국을 들린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과 회동했다.

이 과정에서 부각된 건 ‘기술’이다. 이 회장은 바쁜 대외활동 속에서 ‘기술’과 이를 실현할 ‘인재’ 등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모두 지속가능한 기업경영에 필수요소로 이 회장이 구상한 ‘뉴삼성’의 핵심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일 MS 창업자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면담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MS 창업자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면담 후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사진=삼성전자]

그는 지난 6월 유럽·네덜란드 출장 후 귀국 자리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을 세번 언급했다. 지난 10월엔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서 “일찍부터 기술인의 길을 걷기로 한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회장직에 오른 10월 말에도 별도 행사는 없었지만 ‘기술과 인재, 조직문화’ 강조는 빼놓지 않았다. 이 회장은 승진 날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글을 사내게시판에 올려 취임사를 갈음했다. 이 글은 지난 25일 고 이건희 회장 2주기를 맞아 마련한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재용 회장이 밝힌 소회와 각오다.

그는 “창업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며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격차 실현 대규모 투자 발표…‘반도체·바이오’ 육성

이 회장의 ‘초격차를 향한 의지’는 투자에서도 드러났다. 올해 삼성은 ‘기술 초격차’를 향한 다양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 내놓은 대형 투자 계획은 5년간 450조원 규모를 투입해 반도체·바이오 강국 실현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다. 이중 국내 투자를 약속한 액수는 360조원이다. 여기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인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미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월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지난 8월 기공식이 열린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엔 20조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R&D 기지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은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바이오산업에서 제2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향후 삼성은 10년간 7조50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초격차를 완성한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도 글로벌 규모로 확대한다.

이 회장의 ‘기술’ 강조는 글로벌 선두에 서서 국가 경제발전의 버팀목이 되겠다는 의지기도 하다. 삼성이 지난 5월 발표한 5년간 8만명 신규채용 계획, 이 회장이 올해 협력사·중소기업들을 방문하며 강조한 ‘상생’도 동일한 맥락이다.

이 회장은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며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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