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결산-⑨SK] 2위 최태원, 든든한 '형제경영'…대외행보 활발
[10대그룹 결산-⑨SK] 2위 최태원, 든든한 '형제경영'…대외행보 활발
  • 장민제·이성은·최지원 기자
  • 승인 2022.12.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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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에 '엑스포 유치위' 까지
최재원 '배터리'·최창원 '바이오', 최신원 '승계가속' 집중

코로나19가 쓸고 간 2022년은 평온이 아닌 ‘공포’로 표현됐다. 오히려 경제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며 산업계는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졌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기업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계는 ‘변화’로 대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1위 기업 삼성전자는 회장시대를 다시 열며 재무장했고, 재계에선 1980년대생 3~4세 오너가 경영 전반에 등장하며 신사업으로 맞섰다. <신아일보>는 15일부터 2022년이 끝나는 그날까지 한국대표 10대그룹을 중심으로 산업계를 결산한다. 10위부터 역순으로 매일 한 그룹씩 발표한다. 오늘(27일)은 2위를 차지한 SK그룹 ‘최태원’이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사진=각사]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사진=각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2022년은 복수 ‘감투’를 쓴 한해였다. 그는 그룹 회장직뿐만 아니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직 등을 맡아 안팎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그룹에선 ESG, 탄소중립 등 큰 청사진을 그리고 재계 맏형으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여기엔 형제들이 주요계열사에서 포진해 안정적인 경영을 지원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그룹’부터 대한상의·부산엑스포유치위까지 광폭행보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올해 들어 경제계 챙기기에 집중했다. 연 초 그룹 경영진들이 총출동한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2022’ 대신 대한상의 ‘신년인사회’에 참가했고 대선후보들과 연이어 만나 경제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활동도 올해 최 회장의 주요 임무였다. 그는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일본, 미국, 프랑스 등을 방문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엑스포 유치지원을 요청했고 일본 국제박람회기구(BIE) 주무부처 인사들과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지난달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벌였다. SK그룹 차원에선 ‘WE(World Expo) TF’를 조직해 최고경영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지원했다.

그는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ESG경영 확산도 힘을 썼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대한상의에서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하고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시켰다.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의 새로운 위기와 과제 해결에 기업도 새로운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최 회장이 대외활동만 한 건 아니다. 최 회장은 올해 그룹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도 확정했다. 2026년까지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BBC 산업을 중심으로 247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5만명의 고용 창출을 이룰 계획이다. 전체 규모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은 반도체·반도체 소재에 투입된다. 또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해 넷제로(Net Zero)를 앞당긴다.

◇ 3개 지주 독립경영…최재원 SK ‘배터리’·최신원 ‘승계’·최창원 ‘바이오’ 집중

그룹 내에선 경영에 집중하고 경영계를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선 셈이다. 재계는 최 회장의 활발한 대외활동이 가능한 배경으로 ‘형제경영’을 꼽는다. 1998년 최종현 선대 회장 작고 후 당시 장남이던 최윤원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추천했다. 최태원 회장은 만장일치로 경영권을 승계한 뒤 형제들과 분쟁 없이 경영권을 나눠 행사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은 3개 지주사가 독립경영 중이다. 최태원 회장은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의 계열사를 둔 지주회사 SK, 사촌인 최신원 전 회장과 최창원 회장은 각각 SK네트웍스와 SK디스커버리를 이끈다.

최태원 회장 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그룹 미래’의 한 축을 맡았다. 그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 신임대표로 경영에 복귀했다. ‘배터리 사업’은 SK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분야다.

최 수석부회장은 올해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대응과 북미 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수 차례 미국을 오갔다. 이달 5일엔 포드와의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 켄터키공장 기공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SK온은 올해 들어 매 분기마다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1조2599억원, 2분기 1조2880억원에서 3분기 2조1942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올해 승계작업에 집중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횡령혐의로 모든 직책을 사임했고 이후 1심에서 유죄판결과 함께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사실상 은퇴했다. 대신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을 연초 사내이사에 올렸고 연말엔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최 사장은 이호정 신임 총괄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미래 사업을 책임진다.

최종건 SK 창업주의 3남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올해 바이오를 주력 사업으로 밀어붙일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지난 6일 바이오전략·투자본부를 신설했다. 이로써 지주사 차원의 바이오 투자 전담조직이 구성됐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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