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더 어려워진다…신용·부채 늘고 경기둔화 지속
기업·가계 더 어려워진다…신용·부채 늘고 경기둔화 지속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2.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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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민간부채 관리, 금융기관 복원 노력"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안 요인으로 가계부채와 기업신용, 부동산 금융 증가와 비은행 자금 사정이 지목됐다. 또 우리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배경으론 지속된 통화긴축과 실물경기 둔화 등이 꼽혔다. 

한국은행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22일 공개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국내 금융시스템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일부 금융시장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금융부문 자금중개 기능은 대체로 원활히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또 채권과 단기자금 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일부 제약되면서 지난 10월 위기단계(임계치 22)인 23.6까지 상승한 금융불안지수(FSI)는 11월 들어 정부와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로 23.0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금융취약성지수(FVI)도 그동안 누적 증가한 금융 불균형이 축소하고, 금융 부문의 양호한 복원력으로 작년 2분기 58.5에서 올해 1분기 51.9, 3분기 44.9로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은은 △높은 가계부채 수준 △기업신용의 가파른 증가세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금융 증대 △비은행금융 기관의 복원력 저하 등은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 요인으로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통화긴축 지속 △실물경기 둔화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 △글로벌 달러 유동성 축소 가능성 등은 당분간 주요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취약가계·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의 잠재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고, 부동산 금융 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부진 장기화가 차주 부실화와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풀이했다. 

실제 한은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수준(baseline)에서 20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상승을 가정하면 취약 가계·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각각 5.6%에서 7.3%, 5.7%에서 9.3% 등 1.7%포인트(p) 상승한다. 여기에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1년 뒤 폐업, 자본잠식 등 부도상태로 전환될 확률, 중위값 기준) 역시 3.52%에서 3.75%로 0.23%p 높아진다.

또 주택 가격이 20% 하락 시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고(DSR 40% 초과),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DTA 100% 초과) 고위험가구 비중은 3.3%에서 4.9%로 1.6%p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한은은 달러 유동성이 축소되면 자본유출입 변동성은 확대하는 만큼 이에 따른 우리나라 대외건전성 악화와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 부족 상황의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장 유동성 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조짐이 있는 경우에는 미시적 시장안정 조치를 통해 적극 대응하면서 민간 부채 관리와 금융기관 복원력 제고 등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