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연임·교체-⑧<끝>] '바통 터치' 박성호 하나은행장…부회장 영전 관측도
[금융권 CEO 연임·교체-⑧<끝>] '바통 터치' 박성호 하나은행장…부회장 영전 관측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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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기간 준수한 실적 이끌어…후임엔 이승열 현 하나생명 대표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올해 연말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연임 여부는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CEO의 임기 중 실적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연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임기는 2년에서 멈춘다. 최근 단행한 하나금융지주 경영진 인사에서 박 행장의 후임이 내정됐기 때문이다.

연임에 실패한 박 행장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전임 행장들이 그랬듯 박 행장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취임한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4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이승열 현 하나생명 대표를 선임했다. 

이에 따라 박 행장은 연임 없이 임기 종료 후 은행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통상 시중은행장은 기본 2년의 임기를 부여받고, 경영 악화 등 결격사유가 없으면 1년 연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 행장은 재임 기간 준수한 실적을 이끌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2조57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2조101억원) 대비 27.9%(5603억원) 증가한 규모로, 신한은행(2조4944억원)을 제치고 업계 2위까지 발돋움했다. 1위인 KB국민은행(2조5908억원)과의 차이도 2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역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43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70억원)보다 15.2%(2968억원) 불어났다.

디지털에서도 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은행의 대표 애플리케이션(앱)인 ‘하나원큐’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고,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그 결과 하나원큐의 누적 가입자 수는 박 행장 이전 1138만명에서 박 행장 취임 이후 올해 3분기 1368만명으로 200만명 이상 불어났다. 

비대면 대출 건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8월 담보대출 전면 비대면화 과정을 거친 후 비대면 담보대출 건수는 율 3분기 누적 기준 2839건으로 전년 동기(657건)보다 332% 급증했다.

박 행장이 준수한 성과를 내고도 연임에 실패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부회장 승진을 위한 포석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행장은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하나금융지주 이사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금융은 현재 부회장이 1명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3인 부회장 체제로 운영됐으나, 함영주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영전하고, 지성규 부회장은 자진 사퇴 후 회사를 떠나면서 현재는 이은형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만 남았다.

하나금융이 박 행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다시 2인 이상의 부회장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또, 함영주 회장과 지성규 전 부회장도 하나은행장 임기 종료 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 전례가 있는 만큼 박 행장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행장이 준수한 실적을 냈음에도 연임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다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부회장직에 올라 입지를 다지며 차기 회장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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