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15년 만에 '최고'…문제는 내년
美 기준금리 15년 만에 '최고'…문제는 내년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2.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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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역전 폭 1.25%p…한은, 추가 인상 불가피
제롬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현지 시각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제롬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현지 시각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0.5%포인트(p)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내년에도 지속해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은 14일(현지시각)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p 올렸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4.25~4.50%로 뛰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12월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물가상승률에 미 연준은 지난달 FOMC까지 사상 처음으로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았다.

11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치(7.3%)보다 낮은 7.1%를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지속해서 큰 폭 오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된 점 역시 속도 조절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한 통화정책 유지는 분명히 했다.

특히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은 5.10%로 오히려 지난 9월(4.60%) 전망보다 0.50%p나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내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5.10~5.40%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FOMC 회의를 마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연준의 결정(0.50%p 인상)은 제약적인 정책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정책금리 수준 결정은 인플레이션 진전, 금융여건, 긴축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지에 대한 평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FOMC의 강한 견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회의를 통해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긴축강화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재차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해 “시장 예상에 부합하다”면서도 “파월 의장이 제약적인 정책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최종 금리수준과 유지 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내년이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폭은 최대 1.25%p까지 커졌다. 이는 지난 2000년10월(1.5%p) 이후 최대 격차다. 

여기에 지난 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한국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위원 대부분은 3.50% 수준을 제안했지만 미국의 FOMC 점도표 전망이 5.10%로 높아지며 앞으로 금리 역전폭 역시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내년 상반기 중 한은이 추가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높다. 한은이 고려할 수 있는 한·미 금리차는 1%p 내외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과 미국 모두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떠밀려 금리 인상에 소극적”이라며 “내년에도 높은 물가가 지속하면서, 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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