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연임이냐 교체냐, 이주 결정…결국 '외풍' 변수
KT 구현모 연임이냐 교체냐, 이주 결정…결국 '외풍' 변수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2.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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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후보심사위서 '사추위' 의견 나와…"여러후보 놓고 판단" 제시돼
최대주주 국민연금, 연임 부정적 기조…정부‧정치권 입김, 결정 '키'
구현모 KT 사장.[사진=KT]
구현모 KT 사장.[사진=KT]

구현모 KT 사장의 대표 연임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된다. 실적을 개선한 성과만 놓고보면 구 사장의 무난한 연임이 점쳐진다. 하지만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부정적 기조를 내비치고 있어 변수로 떠올랐다. 결국 이번에도 KT의 대표이사 자리는 정부와 정치권 입김이 키가 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이주 중 회의를 열고 구 사장의 대표 연임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당초 지난주 확정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지난 9일 구 사장의 연임 관련 면접 종료 후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이견이 나와 결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심사위 참여한 이사들 중 일부는 구 사장 단독으로 연임심사가 진행되는 것보다 여러 후보를 놓고 판단하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이사들의 반대는 KT 지분 약 10%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8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소유분산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투자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 개입하는 행위다. 소유분산기업은 총수 일가가 없거나 총수 지분율이 낮은 기업으로 포스코와 KT가 대표적이다.

김 이사장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보였다. 그는 “회장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고착화하고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거나 대표, 회장 선임·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 같은 차별 문제가 쟁점”이라며 “사회적 공감대를 이룰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새로운 변수가 구 사장 연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 된다. 그동안 성과를 고려하면 구 사장 연임은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앞서 구 사장은 취임 후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 등 ABC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기업간거래(B2B) 산업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이후 KT 영업이익은 구 사장 대표 취임 전 2019년 1조1595억원에서 지난해 1조6718억원으로 44.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85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가치도 3년 만에 40% 이상 늘었다. 구 사장 취임 전 6조90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올해 8월 10조원대를 넘겼다.

구 사장은 지난달 KT 공식행사에 나타나 ‘인공지능(AI) 발전전략’을 직접 발표했다. 연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구 사장은 AI 기술로 국내 산업의 디지털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AI 3대 발전전략’으로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한편 KT는 2002년 공기업에서 민영화 된 이후에도 정권 교체 때마다 대표가 바뀌는 수난을 겪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임명된 남중수 전 사장은 연임을 시도했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검찰수사와 함께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석채 전 회장도 연임 후 수백억원 대의 배임의혹, 위성 헐값 매각 등 논란에 휩싸이며 사임했다. 2014년 취임한 황창규 회장만 한 차례 연임 후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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