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직능별 혁신 신약개발 전문인력 양성 시급
[기고] 직능별 혁신 신약개발 전문인력 양성 시급
  • 신아일보
  • 승인 2022.12.0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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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여재천 상근이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의 성공요인으로 명확한 데이터 확보와 유능한 인재 영입을 꼽았다. 절대적으로 공감되는 말이면서도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 수준을 투영해볼 때 걱정이 앞선다. 국내의 일부 신약개발 연구책임자들을 제외하고 대다수 연구자들의 개발 경험이 일천해 물질의 약효에만 집중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초기 임상시험 설계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임상전담 인력과 조직 또한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글로벌 신약 기근 현상을 빨리 탈피하기 위한 선택 집중 1순위를 고르라면 당연히 임상시험의 설계와 통계에 대한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인력양성 투자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하려면 물질과 임상시험 데이터가 연계된 튼튼한 개발 논리 구조가 담긴 허가신청서 작성이 가능해야 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의·약학 라이선스 취득자, 통계전문가, 규제 관련 법학자, 정부 규제기관의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해외 주요국의 허가 등록 실무 문서 작성 능력, 허가심사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개발비의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미시 전략 수립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벤처창업, 기술이전, 인수합병의 연속적인 성장전략을 통해 몸집을 키워 왔다.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에 대해 전략적인 직접 투자와 함께 R&D 기반을 확장해 왔다. 대학교와 공공R&D에도 아낌없는 투자로 연구자원을 늘려 왔다. 필요한 시설과 인력은 적극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LG화학이 미국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AVEO Pharmaceuticals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의 대다수 제약바이오기업 입장에서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장기간 연구비 투자는 물론 기업 인수를 할 수 있는 지금 여력과 전문 경영 능력 또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이미 수년전부터 말했지만 최근에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분석해보면 향후 3년이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확장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상당히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스크리닝 후 효력평가연구, 독성연구, CMC 연구 과정을 포함하는 비임상 연구단계를 거쳐 임상단계로 진입하고 임상 1·2·3상 단계를 거쳐 규제기관의 신약의 허가 후에 출시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약물감시와 신약 재심사로 지속적인 안전성 등에 대한 약물감시 결과가 허가에 반영되는 대장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물론 연구인력 중심으로 구성된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나 바이오벤처들은 신약개발 전 과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Health Authority의 규제 정합이 필수적이라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연구현장의 연구원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짐작해볼 때 식약처의 각종 규정이나 법규에 대한 이해는 고사하고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연구하고 개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요새 식약처의 전문인력 확충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당장 연구자의 전문 식견의 함양이 절실하다.

각설하고 지금부터 우리나라 신약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신약 개발로 ongoing 기업 확장에 투자할 수 있는 빅파마가 나오려면 첫째 재직자 교육을 중심으로 한 직능별 혁신 신약개발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둘째 연구개발비의 투자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미시 신약개발 전략 수립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상근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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