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아직도 "2023년 투자계획 마련 못했다"
대기업 절반, 아직도 "2023년 투자계획 마련 못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2.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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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활성화 과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장 많이 꼽아
매출액 500대 기업 2023년 국내 투자 계획 조사 결과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매출액 500대 기업 2023년 국내 투자 계획 조사 결과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국내 대기업 절반 가량이 아직도 2023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시장 경색, 고환율 등 불안한 경제여건이 투자계획 마련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의 ‘2023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48%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다’거나(10.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0%)고 답했다.

특히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52.0%)의 내년 투자규모를 보면 과반(67.3%)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투자 축소(19.2%)가 확대(13.5%)보다 많았다.

기업들은 내년 투자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금융시장 경색, 자금조달 애로(28.6%)를 꼽았다. 이외에도 △원·달러 환율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을 지목했다.

내년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미래비전 확보(52.4%) △업계 내 경쟁 심화(19.0%) △불황기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 강화 도모(14.3%)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투자활성화 시점에 대해서는 기업 과반이 넘는 64.0%가 내년 하반기 이후로 응답했다. ‘기약 없음’을 선택한 응답 비중도 26.0%였다. 투자활성화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내다보는 응답 비중은 5.0%에 불과했다.

투자활성화 시점에 대한 구체적 응답은 △2023년 하반기 29.0% △기약 없음 26.0% △2024년 상반기 24.0% △2024년 하반기 11.0% △2023년 상반기 5.0% △올해 이미 활성화 5.0% 순이었다.

기업들은 내년 투자활동을 저해하는 양대 리스크로 △글로벌 경기 둔화(29.1%) △환율 상승세 지속(21.3%)을 꼽았다.

전경련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에 직면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투자여력이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외에도 기업들은 △고물가(15.3%) △글로벌 긴축, 금리상승 지속(15.3%) △과도한 민간부채, 금융시장 부실화(9.7%) 등을 내년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기업들이 바라는 국내 투자 활성화 과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2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금조달 시장 활성화(22.0%) △기업규제 완화(14.7%) △법인세 감세, 세제지원 강화(13.7%) 등 순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시중유동성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경우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투자자금 조달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적극적인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사전에 강구하여 자금시장 경색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