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인사 키워드 'F7'…융합‧여성‧필드 인재주목
대기업 임원인사 키워드 'F7'…융합‧여성‧필드 인재주목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1.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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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수 줄고(Fall), 여성‧미래성장(Female‧Future) 인재 선호
수평 유연한(Flexible) 인사 제도 구축…필드(Field) 임원 강세
2023년도 대기업 임원인사 키워드.[이미지=유니코써치]
2023년도 대기업 임원인사 키워드.[이미지=유니코써치]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단행될 2023년 임원 인사 특징이 담긴 키워드를 ‘F7’으로 제시했다.

30일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일곱 가지 에프(F)는 △임원 수 감소(Fall) △여성 임원 중용(Female) △미래(Future)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젊은 인재 전진 배치 등의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 △유연하고(flexible)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사 제도를 강화하고 △생산과 마케팅 등 현장 출신의 필드(Field) 임원을 승진자 명단에 다수 포함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오너가(Family) 임원 승진도 여전히 많아지고 △2~3개 분야에 능통한 융합(Fusion) 인재가 크게 각광을 받는 것도 2023년 임원인사의 특징으로 꼽혔다.

◇ ‘Fall’ 임원 인사 한파

2023년 대기업 임원 인사는 한파가 불 전망이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대다수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보상 차원에서 임원을 다수 등용했다면,  내년도 경기 전망을 다소 어둡게 보는 경우가 높아 경영을 보수적으로 펼쳐나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100대 기업 임원 수는 올해 7100명을 넘어서며 임원 자리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올 연말 내년 초 사이 단행될 인사에서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7000명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업 실적 악화와 인건비 부담이 컸던 IT 업종에서 임원 수를 다소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화학을 비롯해 금융, 건설, 식품, 유통 분야 등에서도 임원 책상이 사라지는 곳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0대 기업 임원 수 변동 추이.[이미지=유니코써치]
100대 기업 임원 수 변동 추이.[이미지=유니코써치]

◇ ‘Female’ 여성 임원 지속 증가

전체 임원 수는 줄어도 여성 임원은 지속 증가하는 것도 주요 특징이다. 여기엔 2025년 ESG공시 의무화가 실시되고,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우수 여성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여성 임원을 늘리려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지속 증가 중이지만 올해 403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임원 대비 5.6% 수준이다.

그 중 40% 정도는 IT 업종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화학, 금융, 유통 분야 등에서도 10%대를 차지했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주요 IT업체서 여성 임원을 얼마나 더 증가시킬 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만간 단행될 삼성과 SK 그룹 등에서 사장급 이상 여성 승진자가 나올 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LG그룹에선 두 명의 여성 CEO가 탄생했다. 주요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이영희 부사장이 사장 후보군 중 1순위로 거론된다. 삼성SDI 김봉옥 부사장, 삼성SDS 김영주 부사장 등도 사장 자리까지 올라설지 이목이 집중된다.

◇ Future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 위해 젊은 인재 다수 발탁

2023년 임원 인사선 미래 신사업 발굴 관련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와 70년대 중후반 출생 젊은 임원들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신사업의 특징은 대다수 분야에서 IT를 접목하고 있어 IT에 능통한 젊은 인재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1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임원 중 1975년 이후 출생한 임원은 2020년까지만 해도 5%도 넘지 않았지만 2022년 10%를 돌파했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임원 숫자도 100명을 넘어서며 1%를 상회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수 연도별 변동현황.[이미지=유니코써치]
100대 기업 여성 임원수 연도별 변동현황.[이미지=유니코써치]

 
◇ Flexible 수평적, 유연한 인사 제도 구축

2023년 임원인사에선 임직원 간 수직적인 관계를 수평적이고 단순화 하려는 추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사업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직급을 파괴하고 직무 중심으로 임원 인사 시스템을 재편하고 있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등 직원에 대한 호칭의 중요성은 낮아지고 있다. 직원은 물론 임원도 서열을 따지는 계급장을 떼고 직무 중심으로 평가를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비롯해 유연근무제 등이 확산되고 있어 조직 문화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전통적인 업무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변화된 보수 체계에 대한 대응도 새 인사제도 개편의 화두다.

◇ Field 현장에 강한 필드 임원 다수 중용

2023년 임원 인사에선 스태프(Staff) 부서보다 필드(Field) 부서의 임원 승진자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돌파를 위해선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마케팅 분야 등에서 실력을 발휘할 인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사 전체의 비용 등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긴축 경영을 위해 재무(Financial) 출신 임원도 경영 전면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재무출신 CEO의 주요 임무 중에는 경영 상황에 맞게 인력 규모를 조정해 인건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도 포함된다.

100대기업 임원 연령대 변동현황.[이미지=유니코써치]
100대기업 임원 연령대 변동현황.[이미지=유니코써치]

◇ Family 오너가 임원승진 시계 가속

최근 몇 년 사이 경영에 참여하는 젊은 오너 일가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있는 모양새다. 

2023년 임원 인사에선 경영에 참여하는 젊은 오너 일가의 임원 승진 시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CJ 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는 경영리더에서 실장으로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했고, 한화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상무도 올해 전무로 승진했다.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사장도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거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부진 사장의 경우 부회장으로 올라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 Fusion CEO까지 오를만한 융합형 인재 승진 주목

2~3개 분야에서 두루 활약하는 융합(Fusion) 인재의 승진 여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F자형 인재로 통하는 융합형 임원들은 향후 CEO 자리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F자형은 T자형보다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 제2, 3의 분야까지도 좀더 해박한 전문지식 등을 갖춘 인재를 지칭한다.

예를 들면 최근 변호사들이 기업으로 많이 유입되는 추세다. 이들 중에선 법률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경영기획, 마케팅, 인사, 홍보 등 다른 영역에서도 실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특히 융합형 인재의 가장 큰 메리트는 2~3개 분야에 능통해 차후에 CEO로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 국내 대기업 중 대표적인 융합형 인재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다. 이공계 학과를 전공한 최 대표는 법률지식이 풍부한 변호사 출신이면서 홍보와 마케팅 경력도 갖췄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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