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는데…시중은행 예금금리 4%대로 후퇴
기준금리 올랐는데…시중은행 예금금리 4%대로 후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1.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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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금융당국의 경쟁 자제 권고 영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다시 4%대로 후퇴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지만,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권고하자 주요 시중은행에서 5%대 예금 상품은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연 5%대 금리는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연 5.0%)과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연 5.1%) 뿐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가장 먼저 연 5%대에 진입했던 우리은행의 ‘우리 원(WON)플러스 예금’ 금리는 전날 기준 1년 만기 연 4.98%다. 이 상품은 이달 13일 1년 만기 금리가 연 5.18%에 달했으나 2주 만에 4% 후반대로 떨어졌다.

우리 원플러스 예금은 은행채를 기준으로 한 시장금리를 바탕으로 정책금리를 반영해 매일 적용금리가 달라진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7%로 떨어졌다. 이 상품은 이달 14일 연 5%대에 도달했지만, 2주 만에 0.3%p 이상 내렸다.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 해당 상품들의 이자율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25일 기준 연 4.860%로 2주 전(연 5.013%)보다 하락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4.95%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정기예금 금리의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과도한 예금금리 인상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만큼 결국 가계와 기업대출 차주의 부담만 더 키울 수 있다고 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열린 금융시장현황점검회의에서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