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포니 디자이너 손잡고 '쿠페 콘셉트' 되살린다
현대차, 포니 디자이너 손잡고 '쿠페 콘셉트' 되살린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1.24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 협력 복원 프로젝트 가동
"과거 열정 갖고 진보된 모델 디자인할 것"
(왼쪽부터)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 최고창작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이 24일 경기 용인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토크 행사에 참석해 디자인 토크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왼쪽부터)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 최고창작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이 24일 경기 용인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토크 행사에 참석해 디자인 토크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를 되살린다.

현대차는 이탈리아의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협력해 ‘포니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경기 용인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디자인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지아로와 현대차그룹 최고창작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가 헤리티지를 대중들과 공유해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주지아로가 설립한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 ‘GFG 스타일’과 공동으로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하기로 하고 내년 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복원 프로젝트는 포니 개발을 통해 자동차를 국가의 중추 수출산업으로 육성한 정주영 선대회장의 수출보국 정신과 포니 쿠페를 앞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당시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어 보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지난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 독자생산 모델인 포니와 함께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는 쐐기 모양의 노즈와 원형의 헤드램프, 종이접기를 연상케 하는 기하학적 선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지아로는 영화 ‘백 투 더 퓨처’에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 12’를 디자인하며 포니 쿠페를 기반으로 완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당시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유실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차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7월 처음 공개돼 전 세계 미디어와 소비자로부터 호평 받은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Rolling Lab) ‘N 비전 74’는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됐다.

현대차의 공식 초청으로 지난 21일 방한한 주지아로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이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1974년 포니가 양산됐던 울산 공장을 돌아보는 등 현대차와 협업을 시작했다.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 최고창작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24일 경기 용인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토크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 최고창작책임자(CCO)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이 24일 경기 용인시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비전홀에서 열린 토크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주지아로는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로서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2세대 등 여러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지난 1999년에는 자동차 산업에 미친 지대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전세계 자동차 저널리스트로부터 ‘20세기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에 선정됐다. 지난 2002년에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적 디자인 거장인 주지아로와 함께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이 프로젝트는 역사적 가치 측면뿐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교류를 이어 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오리지널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세계적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는 ‘아이오닉 5’와 ‘N Vision 74’ 등 여러 모델에 영향을 미친 특별한 작품”이라며 “주지아로의 손으로 다시 태어날 포니 쿠페 콘셉트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리다’(Shaping the future with legacy)라는 철학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포니를 디자인했던 시절,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한국과 현대차의 디자인을 맡아 뿌듯했다”며 “현대차의 브랜드 유산을 기념하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거 당시 열정을 갖고 디자인할 것”이라며 “예전에 잃었던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진보된 포니 쿠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헤리티지는 과거의 영광스러운 발자취이자 미래의 가능성을 새롭게 여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첫 고유 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전동화 및 모빌리티 시대에 새로운 도전을 앞둔 현대차에 커다란 정신적, 경험적 유산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