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제안… "우리 기여 확대"
윤대통령,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제안… "우리 기여 확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2.11.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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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아프리카 대사관과 만찬… "임기 동안 아프리카 발전 돕겠다"
한-케냐 정상회담도… "에너지·방산 분야 우리기업 참여" 관심 요청
윤석열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 서 박수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 서 박수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2024년 한국에서 한-아프리카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주한 아프리카 대사단과 내외빈 200여명을 초청해 만찬을 한 자리에서 "저는 임기 동안 아프리카 대륙이 번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서 돕겠다. 우리의 기여를 대폭 확대하고자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난민, 해적 대응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이러한 교류 협력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아프리카와의 기존 장관급 포럼을 정상급으로 격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아프리카는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경험이 있다"며 "한국전 당시 에티오피아와 남아공의 젊은이들이 참전했고, 라이베리아는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지원해 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어려움 속에서 피어난 끈끈한 연대 위에 서있다"며 양국 간 연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난 15년간 아프리카에 대한 ODA(공적개발원조)를 10배 이상 늘려왔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이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한국형 개발 협력 사업을 만들어 나아가겠다"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IT 기술력과 교육 역량을 토대로 미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고(故)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 톤즈 지역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다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작고한 이종욱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도 아프리카 백신 보급에 남다른 열정을 기울인 분"이라며 "우리 정부는 이분들의 유지를 받들어 아프리카 보건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아프리카대륙은 가장 많은 천연자연을 보유하고 있고 재생 에너지 원천이 되고 있고 또 가장 젊은 인구를 보유한 젊은 대륙"이라며 "아프리카는 분명히 차기 전세계 개발을 선도적으로 이끌 것이고 비지니스·투자에서 가장 선호되는 대륙"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지난 50년 동안 달성한 것을 보면서 저희 아프리카는 한국처럼 모범 국가가 되고자 한다"며 "한국의 사례는 아프리카의 미래에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루토 대통령은 "한 아프리카 특별정상회의를 2024년에 개최한다는 것 정말 고대가 된다"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토대로 한국과 아프리카 관계가 돈독해지고 또 위대한 대륙이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한-캐냐 정상회담을 위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한-캐냐 정상회담을 위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앞서 양 정상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케냐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교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루토 대통령이 케냐 대통령으로서는 故 모이 대통령 이후 32년 만에, 그것도 취임 2개월 만에 아시아의 첫 방문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 협력관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케냐 에너지와 방산 분야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관심을 요청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개발한 새로운 벼 품종 지원을 통해 케냐의 식량안보 개선에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루토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고,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93%에 이르는 케냐는 또 다른 청정에너지인 원자력의 도입에 관심이 크다"면서 이와 관련해 한국과 협의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또 루토 대통령은 "나이로비 시(케냐 수도)에 한국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과 버스 환승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했다. 

루토 대통령은 한국이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길러진 인적자원과 정부 주도의 효율적인 개발전략을 통해 빠른 시간에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모범 사례인 만큼 케냐의 의료 및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케냐산 농산물의 한국 수출 확대를 희망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동아프리카 경제의 관문인 케냐 발전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협력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2024-25년) 선거에서 우리나라를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상회담 직후 양국은 '2022-2026년 대외협력기금(EDCF) 10억불 차관 기본 약정'을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기본 약정 이행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농업 현대화 분야 등에서 기여 외교를 확충하는 한편, 우리 기업들의 케냐 진출 지원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 부대변인은 전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