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숨통 틔운다… 초·중등 재원 고등교육으로
대학 숨통 틔운다… 초·중등 재원 고등교육으로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11.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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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 신설… 11조2000억원 규모
학령인구 줄어도 초·중·고교 예산 증가… 3조원 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을 통해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의 숨통을 틔운다.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초·중등 교육에 투입되던 재원 가운데 일부를 고등교육에 투입하고 미래 인재 양성과 고사위기에 놓인 지방대학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내년 총 11조2000억원 규모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특별회계 재원은 2023년도 예산안 내 대학 경쟁력 강화 관련 사업에서 8조원, 교육세 3조원이 각각 이관된다. 2000억원은 일반회계 추가 전입분으로 마련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초·중등 교육과 고등교육의 지원 불균형 해소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미래인재 육성 강화다.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지난 2019년 기준 1만1287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0위다. 정부 부담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4323달러로 32위다. 반면 초·중등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5200달러로 집계됐다. OECD 평균(1만722달러)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유·초·중·고교 지원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2020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이월액과 불용액은 4조3870억원 발생했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흘러들어가 유·초·중·고교 교육 사용됐던 교육세 가운데 3조원을 고등교육 재원으로 전환해 지원 불균형 문제를 해소한다.

특별회계가 설치되면 고등교육 예산은 8월 발표된 2023년도 정부 예산안(12조1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유·초·중·고 교육에 쓰이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7조3000억원 3조원 줄어든다.

정부는 특별회계 설치를 통해 고등교육 재정을 확충하고 대학의 미래인재 양성을 지원한다. 또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난에 놓은 대학에 대한 구제 방안도 마련한다.

고등교육계는 특별회계 신설에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아직 국회 논의 절차가 남아있다. 현재 특별회계 신설을 위한 근거법인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안’ 등이 국회 계류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쉽지는 않다”면서도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