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연임·교체-②] 기업은행 윤종원, '역대 최고실적' 쓰고 명예로운 퇴장 
[금융권 CEO 연임·교체-②] 기업은행 윤종원, '역대 최고실적' 쓰고 명예로운 퇴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1.0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기지원 확대·혁신금융 결실 이끌어…후임 하마평 '무성'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올해 연말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연임 여부는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CEO의 임기 중 실적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연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임기 만료 전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원을 훌쩍 넘겼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 지원도 훌륭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취임한 윤종원 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2일 종료된다. 

윤 행장은 조준희·권선주·김도진 등 3연속 내부출신 행장 일색이던 기업은행에서 흐름을 끊고 10년 만에 임명된 관료 출신이다.

업계에서는 윤 행장의 연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역대 기업은행장 중에서 연임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윤 행장 또한 일찌감치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이사회에서 은행장 후보를 결정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난달 발표된 3분기 실적은 사실상 윤 행장이 임기 중 받아보는 마지막 성적표다. 기업은행은 3분기까지 2조227억원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불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 같은 기록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이익 증가가 견인했다. 기업은행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5조3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9% 증가했다.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역시 같은 기간 1.49%에서 1.83%로 크게 개선됐다.

윤 행장은 민간은행보다 수익성 면에서 불리한 국책은행의 한계를 이겨내고 견실한 실적을 달성했다.

그는 취임 첫해인 2020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4% 줄어든 1조549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인 2조4259억원을 벌어들이며 반등에 성공했고, 좋은 분위기를 올해까지 이어왔다.

윤 행장의 임기는 코로나19 시국과 정확히 겹쳤지만, 기업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3분기 기업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은 268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6% 불어났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지원된 금액은 217조7000억원으로 비중은 81.1%에 달한다.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22.8%로 지위를 공고히 했다.

윤 행장은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지원하는 혁신금융의 역할도 확대했다. 취임 초 3년 내 1조5000억원 규모의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2년 8개월 만에 조기 달성했다.

모험자본은 담보나 안정적인 재무성과가 없어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투자다.

윤 행장 취임 이후 기업은행이 창업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한 비중은 전체 기업투자의 60%를 넘는다. 이는 윤 행장 이전의 40%대보다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혁신기업 발굴과 민간 투자로부터 소외되기 쉬운 스타트업 금융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의 후임에는 관료 출신과 내부 승진을 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외부 출신에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된다. 또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도 후보군이다.

내부 출신 행장 후보로는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와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이사, 최성재 전 기업은행 글로벌·자금시장 그룹장 등이 꼽힌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