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일본 국제관함식 참가… ‘욱일기’ 논란 재점화 우려(종합)
해군, 일본 국제관함식 참가… ‘욱일기’ 논란 재점화 우려(종합)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11.06 14: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수지원함 '소양함' 12개국 중 9번째로 등장… 총 14개국
기시다 총리, 이즈모함서 관함식 사열… 해군도 거수 경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해군이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 관함식에 참가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개최된 만큼 7년 만에 참여했지만 해군이 해상자위대기가 달린 이즈모 쪽으로 경례하는 모습이 포착돼 ‘욱일기 경례’ 논란 가능성도 점쳐진다. 

6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가나가와현 사가미(相模)만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탑승해 의장대를 사열한 뒤 오전 11시5분께 갑판 사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호위함 ‘시라누이’를 비롯해 기시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 등 함정 4척이 사가미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항해했다. 나머지 선박 30여척은 호위함 ‘아사히’를 따라 반대 방향으로 향하면서 이즈모를 스쳐지나갔다.

자위대의 호위함, 보급함, 수송함, 잠수함도 차례로 등장했다. 주체국 일본을 포함해 14개국이 만큼 외국 해군 선박이 줄지어 모습을 드러내며 웅장함을 더했다. 다만 프랑스는 항공기만 보내면서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12개국 18척이 참여했다.

한국 해군의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t급)’은 12개국 가운데 9번째 순서로 항해했다. 지난 2015년에는 대조영함을 파견했지만 올해는 전투 함정 대신 군수지원함을 보냈다.

미국 해군에 이어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끝으로 선박 사열은 마무리됐다. 상공에서는 자위대 항공기를 비롯해 미국 전투기 F/A-18E 슈퍼호넷과 F-35B, 프랑스 팔콘 200 초계기가 연이어 비행했다.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검열하는 의식으로 해군의 대표적인 ‘군사외교’ 행사로 여겨진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사과와 배상 문제 등 과거사 문제가 남아있어 단순한 행사 이상의 미묘한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욱일기 경례’다.

해상사열시 각국 함선과 승조원들이 주최국 주빈인 기시다 후모오 총리가 탑승한 함정을 향해 2차례 경례해야 한다. 문제는 함정에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욱일기’ 문양의 해상자위대기가 걸려있다는 점이다.

이날 관함식에서도 해군이 해상자위대기가 달린 이즈모 쪽으로 경례한 모습이 포착돼 욱일기 경례논란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

군 당국은 대함(對艦)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일 뿐 욱일기에 경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일본 함선에 걸린 것은 욱일기가 아닌 자위함기로 국제사회에서 정식으로 수용됐다고 설명했다.

군의 해명에도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위함기=욱일기’를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제 관함식에 참석하는 13개국에 ‘욱일기=전범기’라는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메일을 보냈다”며 “일본은 지금까지 욱일기를 버젓이 사용해 아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몰상식한 행위를 늘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