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연임 도전...디지코 '긍정'vs 정권교체 '불안'
KT 구현모, 연임 도전...디지코 '긍정'vs 정권교체 '불안'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1.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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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사회 개최, 차기 CEO 인선절차 돌입
실적·디지코 전환 성과…'사법리스크' 걸림돌
구현모 KT 사장이 2020년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사진=KT]
구현모 KT 사장이 2020년 열린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사진=KT]

KT가 조만간 차기 대표 인선절차에 돌입한다. 구현모 사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KT 내부인사 출신이란 ‘정통성’과 그간의 성과 덕분이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9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CEO 인선 절차를 시작한다. 이날 이사회는 구 사장에게 연임의사를 물어볼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2019년 개정한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현직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후임자 인선작업에 착수한다. 다만 이에 앞서 현직 CEO가 연임의사를 밝힐 경우 연임 여부를 우선 심사한다. 구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2023년 정기주주총회일(3월)이다.

구 사장은 연임 도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성과를 고려하면 구 사장의 연임은 긍정적이다.

KT 영업이익은 구 사장이 대표 취임 전 2019년 1조1595억원에서 지난해 1조6718억원으로 44.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85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가치도 3년 만에 40% 이상 증가했다. 구 사장 취임 전 6조90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이달 4일 종가기준 9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8월엔 10조원대를 넘기기도 했다.

구 사장 취임 후 추진한 ‘디지코’ 전략이 통했다는 해석이다. 구 사장은 2020년 10월 통신기업 ‘텔코(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 ‘디지코(DIGICO)’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성장이 정체된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Data)·클라우드(Cloud) 등 ABC 역량을 기반으로 플랫폼과 기업간거래(B2B)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3년간 약 2조원에 가까운 돈을 미래 사업을 위한 씨앗 확보에 투자했다. 특히 다양한 분야 선도 기업들과 전략적 관계도 강화했다.

지난 9월엔 현대자동차그룹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 주도를 위해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KT가 보유한 7500억원(7.7%) 규모의 자사주를 현대차(4456억원, 1.04%), 현대모비스(3003억원, 1.46%) 지분과 맞교환했다. 또 CJ ENM과 혈맹을 맺었다. 내달 1일엔 KT OTT 시즌과 CJ ENM 티빙이 합병한다. 

일각에선 정권이 바뀐 만큼 연임은 힘들 수 있다고 예상한다. 국민연금이 대주주인 KT는 포스코와 함께 정권 교체 시마다 CEO도 바뀌는 수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사장은 정통 KT맨 출신으로 외부인사였던 전임 CEO들과 달리 정치적 외풍을 덜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사법리스크는 걸림돌이다. 구 사장은 ‘KT 전현직 임직원들의 국회의원 불법후원 혐의’로 약식기소돼 총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구 사장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 현재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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