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담대 이율 10%' 가시화…깊어지는 주택시장 침체
내년 '주담대 이율 10%' 가시화…깊어지는 주택시장 침체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11.0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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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연속 '자이언트 스텝'…韓, 속도 조절 어려워
얼어붙은 매수심리 더 '꽁꽁'…부동산 냉각 가속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미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한은 금통위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주담대 10%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이미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가 9년 8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2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6월부터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통해 3.75~4.0%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p까지 벌어지면서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오는 24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을 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2008년 11월7일 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 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7.59%를 기록 중이다. 통상 주담대 이자율이 기준금리 인상 폭의 2배가량 오르는 점을 고려하면 빅스텝 이후 시중은행 주담대 이자율 상단은 8%대 중반을 넘길 전망이다. 

여기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매우 시기상조"라고 못 박은 상황인 만큼 내년 상반기 주담대 이자율은 최고 10%대에 육박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 같은 주담대 이자 부담 증대는 이미 한껏 위축된 매수심리를 더 끌어내리며 주택시장 침체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5.2를 기록하며 2013년 3월 둘째 주 이후 약 9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인해 현재 주택시장 거래절벽과 가격 하락세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기조를 보일 기준금리가 이후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에 따라 향후 시장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량은 지금도 상당히 위축된 상황이지만 가격 하락 폭은 더 늘어나고 기간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정부가 주택 관련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낸다면 추가적인 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지난 몇 년간 장기간 저금리에 있었기 때문에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심적으로 크게 와닿고 있다"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금리 수준에 시장이 적응해나가면서 매수 움직임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