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연속 '자이언트스텝'…국내 주식·채권 '한파주의보'
美 4연속 '자이언트스텝'…국내 주식·채권 '한파주의보'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11.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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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세 이어져…주담대 9~10% 부실화 우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 여파로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오는 2023년 최대 5% 중반까지 정책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가계부채는 이자 폭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11월 FOMC에서 네 번째 금리 0.75%포인트(p) 인상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번 FOMC 결정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최대 4.00%로 올랐다.

다만 연준은 정례회의 직후 성명서를 통해 앞으로 긴축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12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겠지만 최종적인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영향으로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코스피와 코스닥은 전장보다 각각 1.69%, 1.71% 내린 2297.45, 685.42에 개장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는 3.75~4.00%로 한국과 1.0%p까지 격차가 벌어지면서 오전부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오후 2시 기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34억원, 17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양국의 금리 격차 확대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9원 오른 1425.3원까지 치솟으며 달러 강세 압력은 여전한 형국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양국의 기준금리가 1.0%p 역전했을 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월평균 2조7000억원이 유출됐다.

또 현재 5대 KB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상단은 7%대에 성형된 만큼 연말 금리는 8%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내년에도 최대 5% 중반대까지 정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은행의 주담대는 9~1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계부채 이자 부담은 확대가 불가피한 실 정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p 인상할 경우 가계이자 부담은 34조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 부실화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와 원화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예상한 최종 금리 수준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점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미국 증시는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의 하락 폭은 미국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한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따라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약세 압력이 우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장 불확실성이 확실해지는 만큼 연준의 피벗(입장 선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관측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장 조정은 후반부로 진입했으며 장기자금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지금처럼 증시가 치고받는 답답한 상황을 종료하기 위해 연준의 입장 선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