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용 '사랑' 결국은 '혁신'
[기자수첩] 이재용 '사랑' 결국은 '혁신'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1.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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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혁신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언급한 ‘국민에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발언에 든 생각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회장직에 오르며 임직원들에게 “국민과 글로벌에서 사랑받는 초일류 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며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다짐했다. 좋은 인재를 영입해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회공헌으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이중 시급한 과제는 ‘혁신’이다. 사실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은 차고 넘친다. 삼성전자는 2004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협력회사 전담 조직을 신설해 경영환경 개선과 경쟁력 강화활동을 지속해왔다. 삼성전자는 △자금 △기술 △인재 △혁신 분야를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시작한 협력사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2018년 거래관계가 없는 모든 업체로 확대 시행했다. 지난해까지 총 2800여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고 올해 지원받을 업체 포함 3000개사가 넘는다. 또 해외에서도 △삼성 솔브 포 투모로우 △스마트스쿨 △이노베이션 캠퍼스 △원위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사랑·존경’이란 단어와 거리가 좀 있다. 국내 젊은 세대들은 ‘삼성 갤럭시폰’을 ‘아재폰’으로 여기며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더욱 선호한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휴대하기 편한 ‘갤럭시Z플립’ 시리즈가 MZ세대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전황을 호전시키기엔 부족하다. 국내시장에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다.

해외에선 애플이 미국 경제매체 포천(Fortune) 선정 ‘2022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서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9위에서 올해 50위권으로 하락했다.

이 부회장은 유능한 글로벌 인재들이 오고 싶을 만큼 좋은 사내문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며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이 방대한 만큼 사내문화 개선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좋은 사내문화라도 결국 직원들이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리더십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