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 연임·교체-①] 진옥동 3연임 '청신호'…부회장직 신설 '변수'
[금융권 CEO 연임·교체-①] 진옥동 3연임 '청신호'…부회장직 신설 '변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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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적·디지털 혁신 성과 우수…'리딩뱅크' 탈환 성큼

국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올해 연말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들의 연임 여부는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CEO의 임기 중 실적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연임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 등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3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준수한 실적과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의 성과가 묻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차기 회장 후보로서 입지를 키울 수 있는 그룹 내 요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행장의 두 번째 임기는 내달 말 만료된다. 지난 2019년 3월 취임한 진 행장은 이듬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은행장 임기는 보통 기본 임기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것이 관례지만, 진 행장은 이례적으로 2+2년의 임기를 부여받아 행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진 행장의 3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영성과는 물론 디지털 혁신 등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 2조5925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조1301억원)대비 21.7% 증가한 규모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특히,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2조4944억원)을 뛰어넘은 데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2조5506억원)을 제치고 ‘리딩뱅크’ 탈환 성공에 다가서고 있다.

진 행장은 임기 동안 디지털 전환은 물론 실험적인 신사업에도 과감히 도전해 성과를 냈다.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뉴 쏠(SOL)’과 지난해 12월 내놓은 배달앱 ‘땡겨요’가 대표적이다.

‘뉴 쏠’은 진 행장이 1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해 개발한 새로은 뱅킹앱이다. 1년간 소비자 자문단의 의견을 받아 반영하고, 빠른 속도와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9월말 기준 ‘뉴 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47만명으로 1년 전(754만명) 대비 100만명 가까이 불어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진 행장이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기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배달앱 ‘땡겨요’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올해 초만 해도 1만명을 간신히 넘은 회원 수는 9월 들어 100만명을 돌파했다. 은행이 운영하는 배달앱은 실패할 것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깨부순 값진 결과다.

기관영업에서 우수한 결과를 낸 점도 진 행장의 주요 성과다. 올해 서울시금고 1금고지기 자리를 사수한 데 이어, 그간 우리은행이 독점했던 2금고 운영권도 따냈다. 여기에 인천시금고도 수성하며 대규모 기관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행장은 이 밖에도 20대 금융소비자 전용 브랜드인 ‘헤이영(Hey Young)’을 새로 내놓고, 여러 대학들과 제휴하거나 젊은 세대의 관심사인 이(e)스포츠에도 진출하는 등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의 소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진 행장이 4년여의 임기를 수행한 만큼 더 연임하지 않고 신한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는 달리 현재 부회장을 두고 있지 않다. 내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3번째 연임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부회장직이 신설된다면 진 행장이 가장 유력한 인사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다른 금융지주의 사례를 보면, KB금융은 올해 초 3인 부회장 체제를 구축하고 5년간 국민은행을 이끌었던 허인 전 행장을 선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부회장직 신설 가능성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진 행장의 은행 경영성과가 우수한 만큼 이를 이어나가기 위한 연임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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