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시대, 조용히 시작…'뉴삼성' 전환 가속
이재용 회장 시대, 조용히 시작…'뉴삼성' 전환 가속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10.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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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행사 없이 회장직 올라, 첫날 공식행보 '법원행'
"어께 많이 무거워…신뢰-사랑받는 기업 만들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공판에 출석 후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공판에 출석 후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별도 행사 없이 회장직에 전격 올랐다. 2012년 부회장을 단 후 10년 만이다. 3분기 저조한 경영실적 발표와 함께 회장직으로 승진한 만큼 ‘뉴삼성’으로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고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됐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2020년 10월 별세한 지 2년 만에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이날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발표 없이 정해진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서초중앙지법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장 취임 소감을 묻는 말에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보겠다. 많은 국민들의 응원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과 기술 중심 인재를 확보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국민과 글로벌에서 사랑받는 초일류 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선다는 포부다. 그는 이날 사내게시판을 통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 취임사를 갈음했다. 이 글은 지난 25일 고 이건희 회장 2주기를 맞아 마련한 사장단 간담회에서 밝힌 소회와 각오다.

올해 54세인 이 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대학원 경영관리학과,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경영학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복귀했다. 이어 2003년 상무, 2007년 전무, 2009년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으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이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건 2014년 5월 부친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다. 이듬해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선임됐고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올랐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2017년 2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이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풀려났고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선고로 재수감됐다. 이어 지난해 8월 가석방됐고 올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3분기 ‘어닝쇼크’에 해당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 났고 전사 영업이익도 30% 이상 줄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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