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백화점 인수전 ‘치열’
GS리테일·백화점 인수전 ‘치열’
  • 전민준기자
  • 승인 2010.01.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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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현대·이마트등 유통업계 10여곳 군침
매물 규모는 크지 않지만 몰고 올 파장 커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마트에 대한 유통업계 관심이 뜨겁다.

백화점 빅3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면서 과연 누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인지 시장의 눈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GS스퀘어(백화점 부문)와 GS마트(마트 부문)에 10여 곳이 직·간접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혔다.

전국 3개 점포를 거느린 GS스퀘어는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과 국내외 사모펀드(PEF)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개 점포를 갖춘 GS마트는 신세계(이마트), 삼성테스코(홈플러스), 롯데쇼핑(롯데마트) 이외에 중견규모의 다른 마트, 국내외 PEF 등이 살펴보고 있다.

이번 M&A가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매물의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인수 후 몰고 올 파장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GS백화점과 마트 양 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GS스퀘어, 홈플러스는 GS마트에 관심을 더 갖고 있다.

각자 점포 수 측면에서 기존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거나 2위와의 격차를 크게 줄여 판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 매각주간사인 영국 바클레이스캐피털에게 인수의향서를 받고 금액을 비롯한 인수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덩치 큰 업체 간 접전이 예상된 만큼 그룹 대표들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 30대그룹 간담회에서 “기업 M&A는 좋은 기회가 있으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발언 자체는 원론적인 수준이지만 작금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GS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학서 신세계 회장도 이날 “GS마트와 백화점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비록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겠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지극히 신중한 발언을 구사하는 그의 특성 상 처음 참여의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경청호 롯데백화점 부회장도 지난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가격만 적정하면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일찌감치 “GS마트에 관심이 있다”며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밝혔다.

특히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은 동원 가능한 자금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이 메리트로 꼽힌다.

홈플러스는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가 한국 할인점 사업에 강력한 투자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최근 “GS백화점과 마트의 매각이 잘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GS측은 ‘(이달 말)인수의향서 접수 마감→(2월 초)우선협상 대상자 선정→(2월 말~3월)매각작업 완료’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은 매출규모, 보유자산 등에 견주어 백화점 약 1조 원, 마트 5000억 원 등 합계 1조5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양 사업의 유형자산(토지+건물)은 작년 9월 기준 1조32억 원에 달한다.

통상의 M&A와 마찬가지로 팔고 사는 자의 윈윈을 결정짓는 열쇠는 ‘가격’이다.

GS인수전의 경우 ‘1조5000억 원+α’는 시장점유율(2008년 기준)이 양 사 모두 3%내 그칠 만큼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수전이 과열되면 값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도 복병이다.

당초 인수금액은 1조 원을 웃돌았으나 다수 유통업체가 관심을 보이면서 예상 인수자금이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