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SPC 허영인 "사고 책임 통감"…안전경영 1000억 투자
고개 숙인 SPC 허영인 "사고 책임 통감"…안전경영 1000억 투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10.2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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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대국민 사과
빈소 '빵' 논란, 불매운동 확산…윤 대통령도 경위 파악 지시
허 회장 "국민들의 엄중한 질책, 지적 겸허히 받아들인다"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인 허영인 회장.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인 허영인 회장. [사진=연합뉴스]

허영인 SPC 회장이 최근 발생한 평택 제빵공장(SPL 사업장) 사망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차원에서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전사적으로 안전경영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허 회장은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거듭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들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20분께 SPL 사업장에서 한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 교반기에서 근무하다가 기계 안으로 상반신이 끼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허 회장은 다음날인 16일 사고 직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에게 사죄했다. 이어 17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SPL 사업장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SPL의 강동석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 사업장의 안전관리책임자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또한 해당 사고 이후 사망한 직원 빈소에 ‘파리바게뜨 빵’이 상조 지원품에 포함된 점이 논란이 됐고, 파리바게뜨·던킨·배스킨라빈스를 비롯한 SPC의 외식·식품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빠르게 번진 상황이다.   

더욱이 20일(어제)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SPC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에 대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법이나 제도나 이윤이나 다 좋지만, 우리가 그래도 같은 사회를 살아나가는데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 부분에 대해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국민들은 물론 대통령까지 SPC의 이번 사고를 중대한 사안으로 바라보게 되자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게 됐다.

허 회장은 이날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며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먼저 헤아리고 보듬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PC는 전사적인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전사적인 안전진단 시행 △안전경영위원회 설치 △안전관리 인력·역량 강화 △직원 근무환경 개선 등 네 가지를 약속했다.

우선 안전진단 시행과 관련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평택 제빵공장(SPL 사업장)을 포함한 그룹 전 사업장에 대해 한국안전기술협회, 대한산업안전협회 등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정 받은 외부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진단을 즉시 실시한다. 

진단결과를 토대로 안전 관련 설비를 신속히 도입하는 등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종합적인 안전관리 개선책을 수립·실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가운데 안전시설 확충·설비자동화 등에 700억, 직원 작업환경 개선·안전문화 형성 200억 등이 사용된다. 

SPC는 자체적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위원회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인사와 현장직원이 참여한다. SPC는 위원회의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독립된 활동을 보장하고 안전보건조치 실행·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안전관리 인력도 확충한다. 전사적으로 산업안전보건 전담 인력을 늘리고 관련 조직을 확대·개편해 산업안전보건, 시설안전, 환경안전 등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조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직원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지원을 할 방침이다.
 
허 회장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은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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